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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경 Nov 09. 2024

최후의 질문

보디빌더가 죽어서 신 앞에 섰다. 신이 물었다.


“네 평생에 가장 열심히 한 일이 무엇이냐.”


“무거운 걸 들었습니다.”


“......”


어디서 들었던 우스갯소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운동 좋아하는 입장에서 몸 만드는 사람을 조롱하려는 건 아니고, 내 인생 ‘최후의 질문’에 대하여 나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때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린다.


할아버지는 부자였다. 내 다음다음 세대까진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았다. 다행히 내 윗 세대에서 안 되는 사업에 부지런히 돈을 바친 덕에 나는 그 수혜를 입을 기회가 없었고, 방종한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라지 않을 수 있었다. 여하튼 할아버지는 돌아가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무 돈만 벌었어.’ 최후의 질문에 대한 할아버지의 답이었다.


사실 정답은 없다. 어떤 사람은 몸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돈을 벌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하는 데 인생의 대부분을 투자한다. 좋은 문장을 쓰겠다고 하루 종일 책에 파묻혀 사는 사람도 있고, 인생 뭐 있냐며 오로지 순간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다. 정답은 없으나, 부끄럽지 않은 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그냥 이 사람은 이렇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사람을 도왔습니다.”


최후의 질문에 대해 그렇게 답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잘 산 인생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잘 살아도 아쉬움은 남을 것이다. 그러나 더 갖지 못해 아쉬운 인생보다 더 돕지 못해서 아쉬운 인생이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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