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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Apr 02. 2022

나를 아낌없이 격려해 줄 것이다

이제 정말 내가 나를 응원해 줄 시간이 왔구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을 자주 꾸지 않았다. 가끔 꿈을 꾸게 되더라도 일어나고 나면 금방 기억에서 지워져서 무슨 꿈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나서는 다음날 이른 새벽에 일정이 잡혀 일찍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식사를 챙겨주지 못해 허둥대는 꿈도 꾸고, 아이들의 중요한 행사(시험, 입학식, 졸업식 등등)를 챙기지 못해 낭패를 보는 꿈을 꾸기도 했다.

  다음 날 내가 생각할 때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항상 긴장하며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잠자리에 들면 선잠을 잤고 몇 번을 깼다. 




  그런데 최근에는 좋지 않은 꿈을 너무나 생생하게 꾸고 있다. 며칠 전에는 터널이 무너져서 터널에 갇혀버린 꿈(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에서처럼), 지진이 나서 화장실에 갇혀있는 꿈도 꾸고 오늘은 10일 남은 책과강연 백일백장 마감시간을 놓쳐버려서 당황해하는 꿈을 꿨다. 

  그 느낌이 정말 생생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블로그에 쓴 글과 날짜를 확인했다. 

  세상에 사실 이게 뭐라고…

  처음에는 글을 쓰다가 실패하면 어쩔 수 없지, 편한 마음으로 도전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며 시작했는데 목표했던 100일이 얼마 남지 않으니 행여라도 이제 와서 실수하게 될 봐 내심 걱정하고 있었나 보다.




  그래도 예전에 꿨던 꿈들과는 다른 사실은 요즘 꾸고 있는 꿈들은 가족들에 관한 꿈이 아니고 온전히 나에 관한 꿈이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꿨던 꿈속에는 가족들이 나오지 않았고 오로지 혼자만 있었다. 

  생생했던 꿈들을 기억해 보며 이제 나를 돌아볼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겼구나, 이제 정말 내가 나를 응원해 줄 시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도 여전히 가족들을 돕고 필요를 채워주는 엄마로 살아가겠지만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해내려고 노력하는 나를 열렬히 응원해 주고 아낌없이 격려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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