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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다 Nov 06. 2022

잊지 마. 넌 원석 같은 사람이야.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던 오래전 마음을 되뇌이기로, 기억하기로 해

안녕 나.


잘지냈어? 라고 물어보기엔 요즘 너무 힘들었지? 다 알아 열심히 버티고 있는 거. 근데 있잖아 지금 충분히 너무 잘하고 있어. 넌 늘 애쓰는 편이잖아. 남들에게 아픈 거 슬픈 거 잘 얘기 못해도. 말 못 하는 고통이 있어도 나 다 알아. 그게 뭔지.


그냥 그런 말 해주고 싶었어.


다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넌 잘하고 있어. 난 네가 자랑스러워. 난 널 사랑해. 아주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해.


요즘은 누가 툭 치기만 해도 눈물이 흘렀잖아. 울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눈가가 쳐지고 방아쇠라도 있는지 한번 당겨지면 눈물이 멈추기까지 시간이 아주. 아주 오래 걸렸잖아. 그런데 잘 돌아보니까 어제 네 친구가 해준 말들이 다 맞는 거 같아. 넌 원석 같은 사람이야. 그리고 넌 네 주머니에 무엇을 넣을지 네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새로 일터를 옮기고 너 힘들었지? 많이 힘들었을 거야. 지금까지 '글' 하나만 보고 달리던 네가, '책'을 만드는 일을 위해 애쓰던 네가 잠시 다 내려놓고 해 본 적 없는 영역을 시도하고 있으니. 완전히 다른 새로운 지식 앞에 얼마나 두렵겠어. 그런데 있잖아. 그냥 최선을 다해보는 거야. 두렵고 힘들어도 그냥 최선을 다해보자 네가 선 자리에서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보자. 다해보고 쏟아보면 알 수 있겠지 이게 내 길인지 아닌지.


미안해. 너를 믿지 못해서. 난 꽤 오래 널 믿지 못했어. 네 가슴에 느껴지는 감정에도 확신이 없었어. 이 감정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했어. 근데 감정이 조절이 안되면서부터,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자꾸만 누군가 앞에서, 특히 가족과 친구 앞에서 자꾸만 울게 되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다들 그렇게 말해주더라. 괜찮아. 울어도 돼.


그래서 좋았어. 해방감도 느껴졌어.


왜 널 믿지 못했어. 무슨 말들 때문이었어. 왜였는지 이제 다 훌훌 털어버려. 그냥 이제 널 믿자. 날 믿자. 실수해도 돼. 실패해도 돼. 그 길 끝에 뭐가 있을지 끝까지 가보자.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기억해. 넌 네 주머니에 무엇을 넣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주변에 어떤 사람 어떤 에너지를 둘지 너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넌 원석 같은 사람이야. 그저 지금은 세상이 사회가 삶이 원하는 보석의 모양을 만들려고, 어느 부분이 깎여나가는 중인 거야. 그 모양으로 보이도록 나를 숙련시키고 있는 거야.


하지만 누군가 원하는 보석의 형태가 된다고 해도, 네 가슴의 원석은 변하지 않아.


기억해. 넌 원석 같은 사람이야.




ps - 저의 글에 답글을 달아주신, 달아주시는 모든 저의 작가 선배님들 브런치 선배님들 사회 선배님들 친구님들 감사드려요. 너무나 많은 힘을 얻어가고 있어요. 답글에 답글을 달지 못해 미안해요. 하지만 다 확인하고 가슴 깊이 감사하고 있어요. 사랑합니다. 원석 같은 나의 좋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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