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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든 Mar 26. 2024

Rainy day

감성보다 깊은 인간성

아내 때문에 김광민의 Rainy day를 좋아하게 된 20대 초반. 그 이후 비를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비를 생각하면 늘 감성에 젖었습니다. 그러다가 감성 말고 인간성과 연관된 일 하나가 생겼네요. 인도에서 지낼 때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건물을 찾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챙기지 못한 저는 남의 나라에서 비를 맞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길을 찾다가 한 남성에게 구글맵을 보여주며 물었습니다. “바야, 이스 오피스 왈라 꺼항 해.” 이 회사 어디에 있어요? 그렇게 물었던 저는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남성은 모바일 화면을 유심히 보더니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분은 우산이 없었습니다. 허름한 차림새도 아니었습니다. 택시를 이용하려고 라인에 대기하고 있다가 단순한 부탁에 적지 않은 거리를 저와 동행해 주었습니다.


우산을 빌려주거나, 우산을 같이 쓰면 얼마나 고맙습니까. 그런데 인도에서 타인에게 그런 호의를 보인 사람의 행동에 전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동행한다는 건 그런 거구나… 함께 비를 맞는 것.


비가 내리면, 커피와 음악이 필요했습니다. 넘쳐나는 감성을 태우려고요. 그런데 이젠 그분의 얼굴과 심하게 젖은 멋진 정장이 떠오릅니다. 고마운 사람. 전 그래서 인도를 사랑합니다.      



https://youtu.be/iG8GUdkPivY?si=pWtD9muwA-cgaGn9

김광민 - Rain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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