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는 안녕하신가요?
조금 늦게 온 사람들
조금 일찍 와
화장실에 간 사람들
너무 일찍 와
기다리다 잠든 사람들
너무 늦게
너무 빨리
다른 기차에 탄 사람들
이성미 시인의 시집 <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 가운데 “기차를 놓친 사람들”이다.
시를 감성과 언어유희, 사유의 부림 정도라고 생각하면 그가 누구든지 평생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비극이다.
시인은 유치원생도 이해할 만한 글과 안전하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은 생각보다 엉뚱하고, 그래서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시는 장난이 아니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당신의 계획에, 당신의 자부심에, 당신이 절망하고 있는 지점에, 당신이 자부하는 신앙에 이 시를 대입해 보라. 공포와 안도에 휩싸인 당신은 시인의 대단한 통찰에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어 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