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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밤은 벌레

by 모든 Feb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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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위태롭게

침대 위의 몸을 비틀어

늘어진 몸을 움직여

세상 끝에 매달린 너를 보았어


새벽의 고요에 움튼 넌

안개처럼 산화할 용기조차 없어

가장 깊은 곳으로 숨어버린 거야

껍질 벗은 벌레처럼


희멀건 빛에 붙들린 아침

처연한 낯빛은 슬픈 계절이야

우는 법을 배우지 못해 눈물 마신 너

징그러운 가면을 뒤집어쓴다


벌레가 돼버린 넌 외롭지

널 보던 난 네가 외롭지

그런 날 보는 네 눈은 더 외로울 뿐이지

별빛 아래서 우린 밤을 우는 벌레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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