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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위태롭게
침대 위의 몸을 비틀어
늘어진 몸을 움직여
세상 끝에 매달린 너를 보았어
새벽의 고요에 움튼 넌
안개처럼 산화할 용기조차 없어
가장 깊은 곳으로 숨어버린 거야
껍질 벗은 벌레처럼
희멀건 빛에 붙들린 아침
처연한 낯빛은 슬픈 계절이야
우는 법을 배우지 못해 눈물 마신 너
징그러운 가면을 뒤집어쓴다
벌레가 돼버린 넌 외롭지
널 보던 난 네가 외롭지
그런 날 보는 네 눈은 더 외로울 뿐이지
별빛 아래서 우린 밤을 우는 벌레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