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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든 Jan 19. 2024

세상과 삶에 남은 한마디 말

싱어게인

노래를 좋아한다. 기타를 쳤었다. 모두 내려놓았다. 지금은 쓸쓸한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노래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날 위한 노랠 들어야 한다고. 프로그램 싱어게인을 좋아한다. 우리 집엔 TV가 없다. 유튜브가 있어서 다행이다. 이번 참가자들이 좋다. 실력으로 보면 현직 가수들이 쫄리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잘한다는 뜻이다. 내가 싱어게인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 나도 어게인이 필요한 인간이기에. 저들의 무명과 내 설움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들을 때면 위로받는다.


시인 백석은  < 바람벽이 있어>에서 하늘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가난하고 쓸쓸하게  까닭이 있단다. 그건 넘치는 사랑과 슬픔 때문이라고.  시선으로 싱어게인 3 파이널을 시청했다. 추승엽 가수의 마지막 무대를 보며 눈물이 흘렀다. 감동이유가 아니. 아쉬움도. 내가 눈물을 흘린 까닭은 출연 가수들 모두 지독히 슬픈 현실을 살며,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러니라니. 어떻게 설명할  있을까.


내 20대를 집어삼킨 이들 가운데 윤동주가 있다. 그를 설명하는 모든 시도를 전부 다 찾았다. 읽었다. 마음에 품었다. 그는 신약성경 마태복음 5장 가운데 한 구절을 택해 <팔복> 이란 시를 지었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가 영원히 슬플 것이요.” 슬퍼하면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윤동주는 영원한 슬픔을 택한다. 왜 스스로 진흙탕에 뛰어들었을까. 영원한 슬픔이 곧 영원한 위로이기에.


오늘 추승엽 님이 들려준 가사에서 다음의 문장이 완성되었다.


세상은 외롭고 쓸쓸해 언제나 그대 내 곁에.


세상의 본질은 외로움이다. 또 쓸쓸함이다. 그리고 누군가 필요한 게 인간의 일생이다. 그게 불가해한 이 세상에 가장 어울리는 설명이다. 오늘 그 노래가 들려졌다. 위로가 필요한 모두에게 이 글을 전하고 싶다. 불가항력의 조건을 찬란한 서사로 뒤바꾼 저 말을.


세상은 외롭고 쓸쓸해 언제나 그대 내 곁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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