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끝없는 반전의 연속일 뿐이죠
성공 싫은 사람 없을 거예요. 통장 잔고 백만 원으로 연명 중이지만, 한 때 저도 야망 청년이었어요. 친구들도 제가 무척이나 잘 살 줄 알았대요. 대학교 다닐 때 과외도 많이 하고, 학원 강사까지 뛰었으니까요. 다른 학원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어요. 어떻게 평생 가장 부자였을 때가 대학생 때일까요? 저 역시 저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있잖아요. 좀 재수 없는 인간이요. 그런 인간이 저였어요. 그런 사람이 왜 이렇게 가난뱅이가 됐냐고요? 이유가 딱히 있겠어요? 해도 안 되니까, 안 된 거죠. 이런저런 시도는 많이 했어요. 방송국이나 영화사에 시나리오도 여러 번 응모했고요. 역량이 딸리니까, 번번이 떨어졌죠. 생각대로 안 풀렸으니, 어쩔까요? 술 나발이나 불까요? 마포 대교에서 뛰어들어요? 어차피 살 거면,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 자기 합리화를 해야죠. 자기 합리화가 어때서요? 자기를 지키겠다잖아요? 자기 합리화를 그럼 누가 해줘요? 아무도 안 해줘요. 가족도 못 해줘요. 그러니까 스스로 하는 거예요. 처음엔 저도 못 받아들였어요. 욕심 많은 사람이었으니까요. 내 삶에 모욕감을 느꼈죠. 원형탈모로 머리털도 엄청 빠지더라고요. 이대로 비참하게 뒈질 것 같아서 남미로 떠났어요. 14개월 남미를 떠돌고 책까지 내게 돼요. 여행이 그렇게나 재미있는 건 줄 누가 알았을까요? 이런 재미를 평생 모르고 살 뻔했어요. 무난하게 살았다면요. 바닥으로 추락한 느낌이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축복이었어요. 어떤 삶을 살건, 지금보다 행복할 것 같지는 않아요. 그 누구보다도 가난하지만, 감히 누군가에게 성공한 삶을 가르칠 주제는 못 되지만, 그래도 힌트는 드릴 수 있어요.
성공하고 싶으신가요?
과 동기, 선후배들을 보면 잘 사는 사람은 상당히 잘 살더군요. 페이스북 임원도 있고, 외국계 가전제품 회사 대표도 있더라고요. 가전제품 대표는 저랑 죽이 잘 맞았던 여자 후배였어요. 말이 많기는 했는데, 차근차근 기어들어가는 말투였어요. 이 아이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이란 건, 저 아니면 잘 모를 거예요. 낯을 가리는 듯,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이였으니까요. 저도 뉴스를 보고 알았어요. 그 아이가 회사를 이끄는 대표라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기 센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 들어 보이기까지 했거든요. 워낙 기 센 친구들이 많았으니까요. 신입생 중에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어요. 부모님 직업으로, 외모로, 입학 성적으로, 학점으로, 끼로 주목을 받아요. 국문과니까 글 솜씨로 주목받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주변을 압도해요. 뭐가 돼도, 되겠다. 성공이 당연해 보여요.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렇게 주목받았던 아이들보다는 조금은 평범했던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이유가 뭘까요?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주변인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친구들은, 딱히 연구하거나, 고민하지 않아요. 주위의 관심도 당연하고요. 이변이 없는 한 졸업 후에도, 우위를 점할 거라고 생각하죠.
주변인으로 살면 확신은 조심스러워요. 관심이라는 것도 남의 일이죠.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돼요. 조금은 외로울 수 있어도, 사유는 말도 못 하게 깊어지죠. 누군가에겐 당연한 관심이, 왜 나는 노력으로 획득해야만 하나? 거기에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해요. 결국 모든 성공은 공감력이에요. 타인에게 내 행동이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수록, 자기 사람으로 만들 수 있죠. 관심만 받던 사람들은 부하 직원에게도, 담당 교수에게도, 동기들에게도 서툴러요. 노력해서 더 잘한다는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거든요. 사유가 게을러지는 거죠. 스무 살의 착시 현상이에요. 이십 대, 혹은 삼십 대 때 무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일수록, 긴장해야 해요. 주변인들이 훨씬 더 성공할 거예요. 그게 이변이 아니라 순리예요. 젊을 때 주인공이면 사실은 큰 손해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열심히 타인을 해독하고, 세상을 해석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확률이 높거든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고 지금의 성공이 진짜 성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사십 대 후반이면, 이제 인생 끝 아닌가? 무슨 그런 구닥다리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이제 백 세 시대예요. 겨우 중간 왔어요. 지금의 성공에 방심한다면, 또다시 추월당해요. 결승선은 한참 남았어요. 십 년 후에는, 지금의 노력이 결과로 드러날 거예요. 십 년 후를 조용히 준비하는 친구들은, 지금은 어쩐지 좀 초라해 보일 거예요. 엎치락뒤치락. 솟구치고, 추락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줄 거예요. 부러워할 사람도 없고, 우월감에 허우적댈 필요도 없어요. 지금만 보는 사람은, 십 년 후가 보이지 않아요. 지금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은, 미래를 볼 수 있죠. 이 순간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조건 틀린 사람이에요. 지금 어쩐지 초라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실은 내공이 쌓이는 중이죠.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큰 무기가 없어요. 채우고 싶고, 보완하고 싶죠? 그게 바로 성장의 원동력인 거예요. 그렇게 십 년 후의 성공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거예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어떤 삶도 아름답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사람도, 매일 읽는 사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아름답습니다. 확신이 아름다움을 만듭니다. 자신의 삶을 확신하면, 세상에 대한 사랑도 저절로 스며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