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이야기, 무거운 주제는 피하는 편이죠. 더 잘 살아보자고 궁리하는 게 정치죠. 일부러 정치 이야기를 피한다는 것도 웃기는 거죠. 무책임하고, 무식한 발언이죠. 그래도 될 수 있으면 피해요. 그 안엔 선민의식이 있어요. 내가 더 잘 났다. 잘 안다. 꾸짖게 돼요. 꾸짖고 나면, 내가 더 우월한 존재가 되나요? 꾸짖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나요? 자발적인 개선으로 이어지던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요. 요즘 친구들에게 관심이 가요. 궁금해요.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와는 어떻게 다를까? 제가 생각하는 요즘 친구들은요. 부당함에 누구보다 발끈하고요. 흙수저, 금수저에 민감하고요. 권위를 들먹이면 혐오해요. 시간이 너무 소중해요. 회식은 끔찍하고, 고양이와 강아지가 인간 이상으로 애틋하죠. 그 친구들이 많이 억울해하는 것 같아요. 성실하게 살아도요. 노오력이 부족하다는 말만 들어요. 기회는 점점 줄어들어요. 체념하게 돼요. 달달 볶는 세상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건 공무원이죠. 그래서 공무원 준비를 해요. 그걸로 잔소리하는 사람도 있죠. 청춘의 열정은 어디로 갔냐면서요. 꼰대들은 뭘 어쩌라는 걸까요? 개고생이 훈장인가요? 저녁이 없는 삶으로, 제네시스 정도 굴리나 봐요? 여행 한 번 못 가고 부자가 된 게 그렇게 자랑스러워요?
맞아요. 눈 뜨고 태어난 환경에 다 적응하는 거예요. 우리가 여러분 시대에 태어났으면 여러분이 되는 거예요. 여러분이 우리 시대에 태어나면 우리가 돼요. 다들 잘 견뎠어요. 시간은 어떻게든 흐르니까요. 그런데 무책임한 위로에 그냥 끄덕이고 마는 것 같아서요. 좀 깨어있다 싶은 어른들이 말해요. 우리가 잘못했다. 그래서 너희가 고생이다. 이 말에 뭉클하시나요? 억울함이 좀 덜어지시나요? 그 지점이 위험해요. 그러고 끝이니까요. 달라지는 것도, 개선되는 것도 없죠. 꼰대들이 어떻게 살아야 했을까요? 넉넉한 일자리, 보다 공평한 기회를 위해 뭘 어떻게 하면 됐을까요? 자동화 공장을 자제하고. 사람을 더 썼어야 할까요? 세계 자유무역을 철저하게 막아야 했을까요?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떠나는 대기업에게 엄청난 세금이라도 때려야 했을까요? 지금의 청춘들은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할까요? 2019년 초등학생들이 덜 억울한 삶, 더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실천을 해야 할까요? 그런 실천 한두 가지씩은 다들 하고 계시나요? 그런 거 하라고 정치인들에게 비싼 세금 퍼주는 거라고요? 지역구 국회의원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두 가지 대안은 가지고 계시나요? 내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십분 늦은 다음 알바가 죽이고 싶도록 밉나요? 우리가 늦으면요? 우리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사람과 같이 일해도 즐거우신가요? 모두가 알아서 정확하면 좋지만, 내가 부정확할 때 너그러운 세상은 싫으신가요? 어른들의 무책임한 위로에 휘둘리지 마세요. 개개인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건 불가능해요. 획기적으로 망가지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전 세계인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사다리는 사라진 지 오래죠. 선한 영향력을 의식하며 살면 더 좋겠지만 힘들어요. 내 새끼 안 굶기는 것만으로도 헉헉대죠. 여러분이 월세 내고, 카드 값 막는 것만으로 헉헉대는 것처럼요. 대안이 없는 위로에 뭉클해지지 마세요. 대안은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막막함이 기본값이죠. 그래도 막막함은 에너지이기도 해요. 어쨌든 해결해야 하니까요. 힘으로 쓰세요. 아등바등 몸부림을 치지 않았던 청춘은 없어요. 안 그래도 되는 시대도 없었죠. 전쟁통에 태어나시겠어요? 절대적 가난으로 피부에 버짐꽃이 피어난 때를 택하시겠어요? 흑사병으로 들끓던 중세 유럽에서 태어나시겠어요?
꿈이 있다면, 초시계로 재지 마세요. 몰두하세요. 손해도 보세요. 때로는 좀 오래 봐야 돌아오는 것들이 있어요. 매번 정확하면 잃는 게 없죠. 대신 얻는 것도 줄어요. 모두가 비슷해질 때, 비슷하지 않아야 해요. 그게 원하는 걸 얻는 방법이에요. 다르게 살고 싶다면, 자기 기준은 자기가 만드세요. 휩쓸림도 일종의 마약이라서요. 중독이 되면 휩쓸림이 가장 편하죠. 1991년 LA 레이커스의 농구 선수 매직 존슨이 HIV에 감염됐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해요. 당시엔 HIV 감염이 에이즈로 인식됐어요. 목욕탕에서도 감염된다. 침만 뱉어도 감염된다. 말도 안 되는 공포가 세상을 뒤덮었죠. 광기였어요. 감염된 사람들이 참 많이 자살했어요. 차라리 암에 걸려서 죽었으면 좋겠다. 그런 감염자도 있었죠. 매직 존슨은 지금은 LA 레이커스 농구단 부사장이고요. LA 다저스 야구단 구단주가 됐어요. 돈이 많은 사람이니까, 좋은 치료를 받았겠죠. 부자가 평균 수명도 기니까요. 세 아이의 아버지예요. 마이클 조던과 누가 농구의 신인가로 다투던 전설이었죠. 누구나 알아보는 사람이죠. 자신 때문에 자식과 아내까지도 사람들이 피해요. 그때는 흑사병보다 더 무서운 병이었죠. 여러분이라면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저는 감당 못할 것 같아요. 자기의 병을 고백하고, 이겨내고, 사업을 하고, 성공을 해내다니요. 눈치가 있다면, 알아서 사라졌어야죠. 그는 사라지지 않았고, 휩쓸리지 않았, 눈 앞의 것들에 몰두했죠. 불굴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거죠. 휩쓸리는 삶에서 조금은 나와 보시라고요. 억울한 청춘이라며 토닥토닥. 쉬운 위로에 머무르지 마시라고요. 이 시간에도 상관없이 몰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발끈하기보다는, 억울해하는 청춘보다는요. 장애물을 뛰어넘는 슈퍼 마리오처럼요. 폴짝폴짝 뛰어보세요. 제가 유난히 억울해했던 청춘이었어요. 억울함에는 힘이 없더라고요. 이러나저러나 내가 갈 길은 내가 책임진다. 이런 친구들이 이루더라고요. 모험을 택하더라고요. 앞으로 가는 거예요. 게임을 클리어할 거라는 확신과 함께요.
PS 매일 글을 써요. 저만의 오체투지라고 할게요. 언젠가는 저의 글이 번역돼서, 지구 반대편 끝 칠레의 작은 도서관에도 꽂혀 있기를 바라요. 그래서 오늘도 씁니다. 가까운 도서관에 박민우의 책이 있나요? 추천해 주실래요? 2019년은 <입 짧은 여행 작가의 방콕 한 끼>를 알리고 있어요. 방콕에 가신다면, 꼭 챙겨가셔요. 방콕이 두 배는 즐거워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