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맞이하는 엄마의 마음

사랑하니까

by 모두미

큰 아이 성민이가 12살이 되면서 아주 예민해졌다.

정말 사춘기라는 문을 열고 새로운 뇌의 세계로 들어간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이가 조금 달라졌다는 것은 확실했다.

“엄마. 왜 인도에서 있어야 해요? 전 엄마 아빠를 따라왔을 뿐이에요.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야. 현민아 너 정말 말 안 들을래?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아?”

“아빠. 내 물건은 내 허락 맡고 쓰셨으면 좋겠어요.”

성민이의 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바로 동생 현민이었다.

성민이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고 예의를 너무 차리는 반면 현민이는 너무 털털하고 예의 보다는 자신의 감정대로 사람들을 대하기 때문에 현민이의 모든 점이 성민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었다.

“엄마, 나는 현민이가 팬티만 입고 있는 것이 너무 싫어요. 밥 먹을 때도 지저분하게 자꾸 묻히고요.”

“성민아. 날씨가 너무 덥잖아. 우리끼린데 어때. 현민아. 형아 말 들었지? 자꾸 흘리지 말고 깨끗하게 먹어.”

나는 웃음을 참으며 이야기 했다. 형이 아무리 구박을 해도 들은 듯 만 듯 넘어가는 현민이.

극과 극의 두 녀석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게 보였기 때문이다.

1527229390213.jpeg 서로 달라도 형제는 형제인걸

하지만 항상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아니었다. 티격태격 싸우는 두 녀석의 대화를 듣다 못해 소리를 버럭 지르기도 하고 회초리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위협을 하고서야 평화가 찾아올 때도 있었다.

요즘 들어 틈을 주려하지 않는 성민이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자라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 걸까? 아이의 마음 문이 닫히면 안 될 텐데.’


그날도 성민이는 학교 쉬는 시간에 집으로 뛰어 왔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오후 1시 45분까지 수업을 하는데 쉬는 시간을 11시쯤 한번만 준다. 15분의 쉬는 시간 동안 놀기 좋아하는 현민이는 친구들과 뛰어 놀지만 성민이는 집에 와서 간식을 먹고 애완동물들을 확인하고 학교로 돌아간다.

그런데 학교로 돌아가는 길을 내가 함께 와야한다는 것이다. 요즘 이곳은 살이 타들어갈 것만 같은 태양빛과 찜질방과 같은 무더위가 한창인데 말이다.

오토바이로 데려다 준다는데도 굳이 걸어가야 한다는 성민이.

성민이의 엉뚱한 고집에 하는 수 없이 아이와 손을 잡고 오솔길을 걸어갔다. 성민이와 걸으면서 동물 이야기들, 학교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기분이 묘했다.

그러고 보니성민이가 돌이 지나자마자 현민이를 임신해서 사실 성민이가 어리광 피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히려 동생을 괴롭힌다고 내게 많이 혼이 났었다. 그렇게 첫째로 자란 성민이는 3살 때도 4살 때도 첫째라는 이름 아래 좀 더 형처럼 행동하라고 더 착하게 행동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받아왔는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아이와 둘만 걷는 시간,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도 엄마와 걷고 싶어 하는 성민이를 보면서 나도 그 시간이 싫지만은 않았다.

나는 학교에 다 도착해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소리쳤다.

“성민아 사랑해”

평소 같으면 사람 많은데서 엄마가 창피하게 소리 지른다고 했을 텐데 그날 성민이는 내게 손가락 모양 하트를 날렸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던 성민이가 조심스럽게 선물한 손가락 하트를 받은 나는 학교 건물로 향하는 아이를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사춘기쯤이야 뭐. 사랑한다면 그리고 자주 그 사랑을 표현한다면 잘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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