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좀 어때?

너를 보며 나를 위로한다

by 모두미

“엄마. 빨리 와요. 물고기 잡으면 담을 통도 들고 와요.”

현민이가 아침부터 신이 났다. 방학 동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물고기 잡는 일이라고 해서 아이들과 아침 물고기 사냥을 하러 나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 근처에는 강이 하나 있다. 그 강에서는 사람들이 목욕을 하기도 하고 빨래를 하기도 하고 또 물고기를 잡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강을 좋아한다.


강에 도착하자마자 성민이는 초록색 물고기 뜰채를 들고 현민이는 오렌지색 물고기 뜰채를 들었다. 가져갔던 통밀가루에 물을 살짝 적셔서 반죽을 하고 조금씩 뜯어서 물고기 잡는 미끼로 사용했다. 성민이는 벌써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통밀 반죽이 든 뜰채를 물속에 집어넣었다.

현민이는 이곳저곳 다니면서 물고기를 잡는다고 바쁘다.

“엄마. 잡았어요.” 성민이였다. 진득하니 앉아있어서 그랬는데 한 번에 3마리나 잡았다.

가져온 플라스틱 통에다 물을 넣고 물고기를 집어넣었다. 좀 지나자 또 성민이가 소리친다.

“엄마. 또 잡았어요.” 이번에는 2마리이다. 성민이가 물고기 밀집 지역에 자리를 잡은 것인지 아니면 성민이 통밀 반죽이 더 맛있어 보였는지 물고기가 성민이한테만 몰리는 듯했다.

나는 현민이를 봤다. 현민이는 다른 쪽에서 이렇게 저렇게 물고기를 찾아다니는데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것 같았다.

“힝. 형아만 계속 잡고. 나는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잡고.”

나는 성민이에게 동생도 물고기를 잡도록 도와주라고 큰아이에게 눈치를 줬다.

그러자 성민이가 현민이를 부른다.

“현민아. 이리 와 봐. 물고기를 잡을 때는 조용히 그리고 한 곳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어야 돼. 여기 앉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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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이는 형이 시키는 대로 한 자리에 앉아서 물고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서 현민이의 소리가 들렸다.

“엄마. 잡았어요. 나도 잡았어요.”

아주 작은 물고기였다. 현민이는 그 물고기를 들고 그렇게도 행복해했다.

큰아이 성민이는 두드러지게 잘하는 것이 많았다. 글씨도 잘 쓰고 노래도 잘 부르고 사진도 잘 찍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뚜렷했다. 그에 반해 둘째 현민이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 글씨를 잘 쓰지 못했고 노래도 잘 부르지 못했다. 그리고 형처럼 사진을 잘 찍는다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었다. 현민이는 특별히 잘하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너무 평범해 보이는 아이 었다.

하지만 현민이는 지저분해 보이던지 가난해 보이던지 상관하지 않고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 아이 었다. 손님들이 오면 작은 과자라도 선물로 주는 마음 따듯한 아이 었다. 아무리 형이 구박을 해도 형이 아프다고 하면 가장 눈물을 보이는 아이가 현민이었다.


강에 앉아서 물고기를 기다리는 현민이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날 현민이는 물고기를 한 마리밖에 잡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물고기 한 마리만 잡으면 어때? 글씨를 좀 잘 못쓰면 어때? 노래를 좀 잘 못 부르면 어때?

너는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하고 너는 여전히 쉽게 실망하지 않고 너는 여전히 따뜻하게 나눌 줄 아는 아이인걸.

누구나 모든 것을 잘하지는 못할 거야. 어떤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늦게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이렇게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잡듯이 조금씩 앞으로 나가면 되는 거야. 남들과 비교할 필요 없어.

너는 너만의 인생을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나는 너의 그 평범한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 이 글을 쓰면서 저를 위로하게 되네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없이 그냥 너무 평범한 글을 쓰면 좀 어때?

글 쓰는 게 여전히 힘들면 좀 어때?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고 이 글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언젠가 한걸음 성장한 너를 만날 테니까.


오늘도 브런치에서 글을 읽고 또 쓰시는 여러분들의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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