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스승의 날을 어떻게 보낼까
9월 5일 스승의 날
며칠 전 둘째 아이가 시장에 나가자고 졸라댔다. 다음 날인 9월 5일이 스승의 날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을 위해서 선물을 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큰 아이는 이미 인터넷으로 선생님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볼펜을 주문한 상태였다.
둘째 아이와 시장에 가서 선생님들을 위해 볼펜을 몇 개 사고 과외 선생님을 위해서는 작은 지갑을 샀다. 아이는 곱게 포장된 선물만큼이나 행복해 보였다.
스승의 날 아침 일찍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몇 년 동안 아이들 학교에서 피아노와 리코더를 가르쳐 주고 있었던 터라 스승의 날 행사에 와달라는 메시지였다.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어 아침 8시쯤 나도 인도 전통 복장을 입고 스승의 날 행사가 있는 학교 강당으로 갔다.
학교 강당에는 이미 학생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고3 학생들이 선생님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강당에 입장했고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입장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한 학생의 손을 잡고 맨 앞자리에 준비되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들은 모두 가장 멋진 옷들을 입고 상기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춤을 사랑하는 인도. 역시 스승의 날도 대부분이 춤으로 준비된 무대들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모두 고3 학생들을 위주로 준비했다고 했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 선생님들을 위해 순서를 준비하는 것이 학교의 내려오는 전통인 듯했다. 고3 학생들에게 행사 책임을 맡기는 학교와 기쁘게 행사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의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유치원생들의 귀여운 알파벳 춤부터 학년마다 준비 한 다양한 전통 춤과 현대 춤들이 어우러져 즐거운 스승의 날 행사가 되었다.
특별히 행사 중간에 인도 전통 복 패션쇼가 있었다.
인도는 지역마다 다른 전통 복장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각자 지역에서 입는 전통 복을 선보였다. 나는 그 많은 순서들 중에서도 다양한 전통 복을 입고 자신 있게 자신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그 패션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결혼식이나 명절에만 전통 복장을 입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다니는 인도만의 자부심을 볼 수 있었다고 할까. 현시대에 뒤쳐진 인도가 아닌 자신들의 문화를 지금까지도 보존하고 있는 인도의 모습이 참 멋지게 보였다.
순서의 마지막을 향해 갈 때쯤 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언어가 있었다. 바로 두 팀이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준비한 것이었다. 물론 내가 아는 노래는 없었지만 간간이 들려오는 한국 가사를 들으면서 한국 K-Pop의 위력을 느꼈다.
마지막 순서는 학생들이 준비한 선물을 선생님들께 전하는 시간이었다. 전교생들이 모은 금액으로 선생님들의 선물을 사서 전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였다.
인도의 스승의 날은 학생들에게는 선생님께 존경을 표하는 날이었고 선생님들에게는 학생들이 준비한 특별한 순서를 보며 기뻐할 수 있는 특별한 날이었다. 또 수업이 없이 스승의 날 행사만 있으니 아마도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즐거운 날이지 않을까.
스승의 날 행사를 통해 느끼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그 행복한 교감이 길게 유지되어서 더 행복한 학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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