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같이 책놀이 하실래요?

책놀이가 들려준 인생의 지혜

by 책닮녀

공공기관에서 창의책놀이 자격과정을 진행 중이다. 책놀이라고 하면 으레 아이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책놀이는 누구에게나 즐겁다. 길고 긴 책을 보고 함께 나누는 사유의 시간도 즐겁지만, 조금은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을 통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시간은 성인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사실 책으로 놀이를 하는 거라면 질색팔색 하던 사람이 나였다. '책 읽으면 됐지, 꼭 독후활동을 해야 하냐고!'라고 말하며 오히려 독후활동의 비중이 커져 나중에는 책을 등한시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날 거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람일이라는 게 정말 모르는 거라지만, 그랬던 내가 창의책놀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어른들과 책놀이를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책놀이를 통해 많은 성인들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책만 읽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해 보세요' 하면 못했던 이야기들을, 놀이를 통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하면, 머뭇머뭇하다가도 쓱쓱 무언가를 쓰고 그리고 만들곤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무엇에 집중하는지를 만나곤 한다.



오늘 수업시간에는 '걱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걱정을 그려보고 같이 나누는 활동을 그림책을 본 후 진행했는데, 아무래도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은 관계로 경력 단절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여러 번 나왔다. 그 말을 듣고는 참여하시는 선생님들 중 인생을 조금 더 먼저 살아온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경력 단절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좋을 때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다고.



맞다. 진짜 좋을 때구나! 어쩌면 경력 단절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건,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알차게 꾸리고 싶다는 이야기다. 삶의 대한 의욕이 있고 열정이 드러난 것과 같다. 우리는 언제 어느 때나 꿈꿀 수 있지만, 또 계속 꿈꾸고 있지만, 앞으로 걸어가야 할 미래에 더 집중하게 될 때, 그리고 여전히 체력이 동반될 때, 가슴속에서 커다란 무언가가 꿈틀거림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그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무엇이든 일단 해보라고. 미끄러져도 보고, 패대기 처짐을 당해보기도 하라고. 그러다 보면 그 모든 게 나의 것이 된다고. 너무 진부한 이야기였지만, 직접 인생을 살며 겪어온 선생님의 육성으로 들으니 참 와닿았다. 진심이 느껴졌다. 글을 쓰며 수많은 실패를 가진 사람들은 글감이 많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했으면서도 또 실패하고 좌절하기 싫어 제자리를 뱅뱅 돌고 있던 내가 보였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실패는 없다. 잠깐의 멈춤만 있을 뿐. 오래 달리다 잠깐 멈추어도 보고, 또 새로운 길로 가다가 오랫동안 멈추어 더 먼 곳을 바라보기도 해야겠다. 가끔 멍 잡기도 하고 또다시 미친 듯이 전력질주도 해야지. 늘 아는 길만 뱅뱅 돌다가 목적지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림책 한 권으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또 토닥여 주었다. 그래서 나는 책놀이가 좋다. 강의를 하면 할 때마다 나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받아들인다. 또 인생의 지혜도 배운다. 무엇보다 지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느낀다. 책놀이는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을 불러오리라.


저랑 같이 그림책 놀이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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