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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랑맘 Dec 27. 2023

엄마의 독서

프롤로그

 요즘 엄마들 치고 최승필 저자의 '공부머리 독서법'이나 EBS 다큐멘터리 '당신의 문해력'을 모르는 엄마가 있을까. 좋은 학원들은 다 챙겨 보내면서도 '독서습관'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게 요즘 엄마들이다. 우리가 몰라서 아이들 문해력이 이 모양인 것은 아니란 얘기다. 책의 중요성을 다 알면서도 아이의 독서습관을 챙기기 힘든 이유가 뭘까. 나는 '엄마의 독서 습관'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다. 할 일 많은 엄마들에게 책까지 읽으라니. 너무 한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나도 하루하루 육아와 집안일에 치여 거진 10년을 책 한 권 완독 해낸 일이 없으니 말이다.


 나는 엄마의 독서습관이 아이의 책 친밀도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책을 읽지 않는 엄마들의 아이들도 얼마든지 책과 친해질 수 있다. 다만, 내 경험상 내가 책을 읽는 것이 다른 여타 노력 대비 효율이 좋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인격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몰랐던 세상을 보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간접적으로 나마 책 속에서 겪고 나면 비장하게 고민하고, 걱정하던 일들에 대해 관대해진다. 아마도 이전의 독서량에 비해 극단적으로 많은 양의 책들을 (이 또한 매우 주관적이다.) 읽어냈기에 변화를 더 명확하게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무리 책을 읽는다 한들, 사람이기에 여전히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감정적으로 대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제 그냥 그런 나를 인정한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나의 실수를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게 되었다. 아이와 대화가 많아졌다. 단호함과 화를 구분하는 게 가능해졌다. 지난 3년간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변한, 혹은 깨달은 것들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아마 그러면 독자분들도 따분함에 페이지를 넘겨버리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에서 멈춰 서는지. 마음이 가라앉는지 붕뜨는지, 생각의 사슬이 어떻게 나와 내 아이들에게까지 미치는지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엄마'의 역할에 매몰되기 싫어 읽었던 책이기도 하지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열망으로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싶기도 했다. 육아서에서 느끼지 못했던 삶의 지혜들을 책 속에서 발견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독서습관은 그냥 보너스로 얻었달까. 사실 독서습관보다 더 경이로운 것은  이전보다 친밀해진 아이와의 '관계', 밀도 있어진 10살 아이와의 ‘대화‘다. (7살인 둘째와는 ‘밀도’보다는 ‘핑퐁’ 정도가 맞겠다.) 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철학, 인문 서적을 탐독해서 어느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다. 책 경력이 짧은 만큼 내 지적 감수성은 아주 라이트 하다. 철학책, 벽돌책, 고전들은 아직도 내게 어려운 존재이다. 가벼운 에세이나 대중적인 소설책들이 많이 등장할 터이니 가볍게 나의 글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쩌다 책과 친해져서 어쩌다 아이와 더 친해진 나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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