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부적과 받지 못한 서류들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사회주의이고 통제가 강한 나라이다. 자국 안에서의 물류 이동이나 우편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국제적으로 물건을 받거나 꼭 받아야 할 서류가 있을 때 분실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심지어 코로나까지 겹친 상황에서 우리의 물건에 대한 행방을 찾을 수도 없었고, 피드백 또한 받지 못했던 적이 있다.
일단 중국에서 많이 필요했던 해외배송은 아이허브(iHerb)이다. 비타민이나 천연 시럽, 약 등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이용했고, 대부분 문제없이 미국에서 해외 배송을 잘 받았었다. 주로 홍콩 쪽에 물량이 많아서 홍콩에서 직배송으로 오기도 했다. 그래서 사회주의지만 내가 구매한 물건을 받는 거에 대해서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문제는 개인적으로 서류나 약 등을 받을 때이다. 한 번은 몸이 너무 심하게 아팠을 때, 현지에서 약을 잘못 먹고 심하게 탈이난 적이 있다. 그 어떤 약으로도 대체할 수 없었고, 전화 수화기를 넘어 맥도 못 추는 딸을 위해 엄마는 동네 한의원에서 한약환을 보내게 되었다. 진료를 직접 받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가족이 챙겨주는 약으로나마 코로나로 인해서 오도 갈 수 없는 힘든 상황에 도와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약은 물론 문제없이 우체국 국제특송으로 잘 배송되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약과 함께, 엄마의 정성과 마음이 깃들여있던 엄마의 마음이 담긴 부적과 편지도 들어있었다. 절에 다니는 엄마는 내가 몇 년간 너무 아파하자, 멀리서 해줄 수밖에 없는 건 뭔가 내게 마음의 평안을 주기 위해 절에서 도움을 받았고, 봉투의 엄마 필체를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눈물이 앞을 가린 채, 엄마의 편지를 읽고났는데 엄마가 편지에 언급한 부적이 없다.
사라져 버렸다. 약상자 사이에 들어있나? 우체국 택배 박스 사이에 있나? 뒤집어 봐도 없다. 아마 세관에서 뭔가 '금기시'되는 물건으로 생각해서 뜯고 버려버렸나 보다. 뭔가 중국 내 질서를 흔들고 교란시킬 목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는 나라였으니까. 편지를 안 버린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였다.
나라의 특색이 있으니 부적이 없어진 것까지는 이해를 했다. 그 나라 규정대로 반입 제한 품목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중요 서류를 몇 번 받아야 할 때가 있었다. 철저한 개인 서류로, 보통 몇 주면 받을 수 있는 일정이었다. 당시에 우리는 그 서류를 받아서 빨리 공공기관에 제한된 날짜에 제출을 해야 했고, 남에게 부탁을 했던 일이라서, 거듭 부탁을 하기가 미안한 상태기도 했다.
지인은 자신의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서류 준비를 해서 보냈는데 1달, 2달, 3달이 지나도 서류는 도착하지 않았다. 1명에게만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다른 분도 서류를 보냈는데 계속 중국 어디선가 머물러있다며 추적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중국 우편 시스템에 대해서도 접근성이 어려웠을 때라, 우리의 우편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느 상태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빈 우체통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기다렸을 때가 있다.
당시에도 역시 코로나 창궐시기라서 우편조차 먹통이 되었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결국 우리는 4번의 해외 발송 서류 중에 1건만 받게 되었고, 수신 주소를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바꾼 후에야 정상적으로 서류를 받고 제출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너무 많이 지연되어 우리의 계획에 차질도 생겼지만, 그 뒤로 중국에서 해외 서류 우편을 받는 게 겁이 나기 시작했다. 개인 정보가 가득 담긴 서류고, 없어지면 찾을 방법도 없고, 깜깜무소식이다.
지금도 모르겠다. 우리의 사라진 서류는 어디에 있는지, 또 왜 전달되지 않았는지, 미스터리를 남기고 우리는 중국을 떠나왔다.
대문 출처 사진 : 사진: Unsplash의Mathyas Kurm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