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파랑새 - 제 1화

단편소설

by 몰리

제 1화) 외톨이 소년


“쟤 진짜 싫어.”

“나도 진짜 싫어.”

“짝꿍되면 어떡해.”

“선생님한테 무조건 얘기할 거야 바꿔 달라고. 못생겼어.”

아무도 소년과 짝꿍을 하겠다는 아이가 없었다. 선생님이 강제로 한 여자아이와 짝꿍으로 지정해주었으나 여자아이는 죽어도 소년과 못 있겠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하는 수 없이 소년은 분단 마지막 줄의 끝자리에 앉았다. 옆 책상이 빈 혼자였다.

누구에게도 소년에게 말을 거는 아이가 없었다. 소년의 별명은 ‘벙어리’였다.

소년이 하는 말은 단 두 마디 뿐이었다. “아....”, “저.....”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하면 소년에게 아무도 공을 주지 않아 혼자서 뛰어다니다가 공을 한번도 못 만져보고 항상 체육 시간이 끝나곤 했다.

점심 시간엔 소년 혼자서 밥을 먹었다. 항상 똑같은 반찬. 쉬어버린 무김치에 계란 후라이 하나, 단무지, 밥 한가득. 어느 누구도 소년과 같이 밥을 먹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남은 점심시간엔 밖에 나가서 종이 칠 때까지 운동장 계단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하염없이 구경하며 앉아 있곤 했다.


아이들한테 무시를 당하기 시작한 건, 소년의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사실을 담임선생님이 애들 앞에서 무심코 얘기를 해버린 이후부터였다. 어느 날은 도시락을 안 가져가서, 외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직접 도시락을 갔다주러 온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 ‘애비 애미없는 애’라며 비웃고 놀리기 시작했다.


소년은 어느 날 꾀를 내었다. 집에 있는 만화책들을 가지고 가면 아이들이 자기 만화책에 흥미를 가지고 보러 오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점심시간이 되어 밥을 먹고, 소년은 집에서 가져온 만화책을 다섯 권 정도 꺼냈다. 소년의 아빠가 보던 옛날 만화였다. 소년은 만화책을 펼쳐 보기 시작했다.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현실은 냉정했다. 아이들은 소년의 만화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었다기 보단 아예 무시 당했다고 얘기하는 게 정확할 듯 싶다. 소년은 만화책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만화책의 내용이 슬퍼서 운 게 아니라 재미있는 걸 가져왔는데도 누구도 자기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데 대한 야속함에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점심시간은 속절 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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