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파랑새 - 제 5화

단편소설

by 몰리

제 5화) 계속된 협박과 괴롭힘


소년이 정혜를 보니 정혜는 입을 꾹 다문 채로 소년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사실은 규한이 정혜를 협박했던 것이었다. 소년과 두 번 다시 놀지 말라고, 한번만 더 어울리면 정혜 너도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던 것이다.

규한이 힘이 너무 세고 폭력적이어서 정혜에겐 규한이 매우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다.


소년은 정혜가 왜 갑자기 태도가 변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 어떤 계기로 인해 정혜가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년은 ‘자기 때문에 정혜한테 피해가 가지 말아야 하는데..’ 하고 자책했다. 소년은 정혜와 두 번 다시 말을 섞지 않게 되었다. 정혜는 교실에서 이사를 갔다. 소년의 옆자리가 다시 비었다. 소년은 너무 슬퍼서 목이 메었으나 내색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규한의 장난이 날이 갈수록 점점 도를 넘기 시작했다.

어느날은 소년의 등 뒤에서 규한이 샤프심으로 소년의 등을 마구 찍어 눌렀다.

소년은 등을 찔린 아픔에 무척 괴로워했다.

“으... 아..........”

규한이 말했다.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아 재밌다!! 하하하하!!”

“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규한의 괴롭힘이 반복되었다. 소년은 학교에 가는 게 점점 버거워졌다. 어느 날 아침엔 외할머니께 몸이 아파서 학교에 못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할머니는 학교에 안가면 큰일 난다고 하면서 소년을 꾸역꾸역 학교에 보냈다.

소년은 학교에서 수업시간, 쉬는 시간 할 것 없이 내내 엎드려 있었다. 고개를 들면 규한이가 또 어떤 모욕적인 말을 할까 또 때리진 않을까 두려웠다. 소년에겐 맞는 것보다 말로써 모욕을 주는 게 더 참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소년이 좋아하던 정혜가 한 교실에서 빤히 소년을 보고 있었기에 규한이의 괴롭힘을 더 참기가 힘들었다.

어느 날 소년이 학교 수업이 다 끝나서 하교를 하고 있는데 규한이 패거리가 소년을 따라왔다. 규한이 말했다. “따라와~ 알지?”


소년은 영문도 모른 채 규한을 따라갔다.

어느 공터였다. 규한이 소년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퍼억!"

“윽.......”

규한은 소년의 따귀를 열 대 때렸다.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짝 짜악~”

“으.......”

“무릎 꿇어..”

소년은 규한의 말대로 무릎을 꿇었다.

“내 다리 사이로 기어 그 다음은 알지?”

“기어!!”

“나는 땟국물입니다 라고 말하면서!”

“.........”

“이게, 빨리 안해! 퍼억! 퍼억!”

“우... 으........”

“..............”

“빨리 기어! 나는 땟국물입니다! 라고 하면서!”

“....나..... 는......”

“때... 때.....”

“흐흐흐..”

“...........”

“싫어 안.. 할래......”

“?!”

“이게 미쳤나!! 퍼어억!! 퍼억!!!”

“우.........으......”

"퍼어억!! 퍼억!!"

"아으으....."

규한의 친구가 말했다. “야 더 때려서 혹시 죽으면 어떡해 그만해!”

규한이 말했다. “씨익 씨익 씨익. 이게 끝까지..”

규한은 소년의 얼굴을 손으로 들어 보이며 말했다.

“정혜랑 친하게 지냈다고 까불지마. 이젠 그럴 일도 없어. 알지?”

“으..........”

“얘들아 가자! 퉷!”

“.............”

“으으.......”


소년은 온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이토록 심하게 맞아보긴 처음이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그래... 정혜가 나하고 친하게 지내면 안되지.. 정혜가 위험해..’

소년은 그 와중에도 정혜 걱정부터 하고 있었다.

소년이 집에 돌아오니 외할머니가 소년을 반겨 주었다.

할머니가 상처 투성이 소년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말했다. “아이고! 아가야!!! 이거 이거 얼굴이 와 이라노!! 옷은 찢어져 가꼬 이게 뭐꼬 아가야!!! 팔이랑 다 까져 뿌이고 이거 와 이라노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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