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파랑새 - 제 10화

단편소설

by 몰리

제 10화) 소년의 선물


소년은 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정혜랑도 잘 지내면서 공부도 열심히 했다. 시험 성적도 예전에 비해서 엄청나게 올랐다. 매우 놀랍게도 이제는 반에서 정혜랑 1,2등을 다투는 사이가 됐다.


정혜가 말했다. “종훈이 너.. 얄미워..”

소년이 말했다. “왜??”

“나는 밤새 공부해 가지고 겨우 다 외우는데.”

정혜가 이어서 말했다. “너는 잠깐 공부하고 그렇게 다 맞추잖아.”

“아냐. 나도 이번 시험 어려웠어.”

“아니, 넌 머리가 참 좋은 것 같아. 얄밉게.”

“그런가!?”

“내가 가르쳐주면 넌 그 다음 문제까지 알아서 다 풀어버리잖아.”

“내가 그랬나?”

“어, 그래서 얄밉다는 거야.”

정혜가 이어서 말했다. “이제 공부 안가르쳐줄 꺼야.”

“안돼. 계속 가르쳐줘야지 나 모르는 것 지금도 엄청 많단 말이야.”

“하하, 너 하는 거 봐서!”


소년은 요즘 들어 학교에 가는 게 너무나도 즐겁고 기뻤다. 학교 공부도 즐겁고 재미 있었다. 성적이 그토록 형편 없었는데 지금은 반에서 정혜와 1,2등을 다투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 자’였다.

정혜네 집에도 자주 놀러가서 정혜랑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게 너무 좋았다.


소년은 정혜에게 무언가 선물을 하고 싶었다. 할머니와 어르신들이 다녀가며 주신 용돈을 조금씩 조금씩 모아서 드디어 정혜에게 줄 선물을 샀다.

선물은 책이었다. 책의 제목은 ‘라스무스와 방랑자’.

소년이 언젠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책의 주인공인 소년 라스무스는 고아였는데, 라스무스와 소년의 처지가 비슷했다. 라스무스는 고아원에서 나와(몰래 탈출함) 나중에 방랑자 아저씨를 만나서 여기 저기로 방랑하며 여행을 다니는 이야기였다. 소년은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닿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라스무스와 방랑자가 참 좋았다.


어느날 소년은 정혜에게 줄 포장지에 곱게 싼 책을 뒤로 감춘 채 정혜에게 말했다.

“정혜야.”

“왜?”

“줄 게 있어. 눈 감아봐.”

“왜. 네잎 클로버야?”

“아니, 그거 아니야. 눈 감고 두 손 내밀어 봐.”

“자.. 여기!”

소년은 소녀의 손에 책을 살포시 올려 놓았다.

“이제 눈 떠도 돼.”

“이게 뭐야. 책?”

“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 정혜 너도 꼭 읽어보라고 샀어.”

“정말? 나 책 무지 좋아하잖아.”

“어. 나도 알지. 그래서 산거야 너 줄려고.”

“정말 고마워. 너무 기뻐. 종훈아 고마워”

정혜가 소년을 덥썩 안아주며 말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소년은 너무 쑥쓰러워서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상태로 말했다.

“나도 고마워 하하.”

“그래 잘 볼게.”

정혜가 이어 말했다. “그래 종훈아. 이제 가자!”


정혜와 소년은 나란히 하교 길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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