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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작가 선영 Mar 30. 2020

3-2 일상 드로잉_ 자연을 그리세요

내가 본 자연이 내 모습입니다.



1) 일상 드로잉_ 자연을 그리세요.


일상 속 대화는 나와 함께하는 것들과 마음을 소통하는 것입니다. 마음에게 물어주고 살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외로워도 외롭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늘 내 곁에서 함께했던 내 안에 나와 마주하니 그렇습니다. 그림 그리기는 내 마음에 상처를 매일 보듬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알고 있는 또 다른 내가 모든 것을 들어줍니다. 마음을 바라볼 준비가 되셨나요? 잔잔한 음악이 함께 해 주세요. 마음을 찾아가는 낯선 기분을 편안하게 안내해 줄 것입니다.

자연이 있는 곳으로 나와 보세요. 지금 당장 어려우시다면 상상만으로 자연을 만져보세요. 봄이 오고 연두색 잎이 슬그머니 속살을 드러냅니다. 당신은 연두 잎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연두색은 어린잎입니다. 연두를 보는 색은 어린 마음 싱그러운 마음입니다. 어린순을 보며 설레셨나요? 회색 잿빛을 뚫고 나오는 새순들이 보이는 대로 감동이셨나요. 보고 또 보며 감동을 이야기해 주세요. 봄이 오는 것을 기다리며 땅속에서 연두색 잎이 지내온 겨울이란 시간들을 생각해 내셨나요? 긴 시간 사이에 마음은 어떤 마음이 보이셨나요? 겨울 동안 묵혀진 회색빛이셨나요? 새순에게 싹을 틔우느라고 애썼노라고 말씀하셨나요?

묵혀진 회색빛 사이에 보여는 색들의 느낌을 적어주세요. 어린 새순을 보고 다가오는 모습을 적어주고 그려보세요. 저는 생명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함께 피어나길 기도했습니다. 새순을 만지며 가슴에 연둣빛이 물들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대화하고 느끼고 감상한 것을 그려주세요. 같은 대상을 보고 감동은 전혀 다른 열매를 맺습니다.

초록 잎이 푸르른 언덕 위에 나무를 상상하셨나요? 짙고 깊은 초록입니다. 한 아름 두 아름… 나무의 두께가 세월을 말해 줍니다. 우리는 큰 나무에게 많은 감동을 얻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잎을 선택하셨나요?

어린잎을 보셨다면 몇 살이니라고 물어주세요. 어떤 계절을 좋아하니? 기분은 어떠니? 곁에는 누가 있니? 기분은 어떠니 하고요. 더 많은 묻고 싶은 질문들을 하시고 기록해 주세요. 어떠한 질문들도 좋습니다. 연두 같은 마음을 보셨나요? 짙푸른 초록 잎에 아름드리나무를 보셨나요? 잎이 무성하시던가요? 잎이 적지 않게 떨어지는 모습인가요?

초록 잎을 보면 초록 마음이 되고 잿빛 마음을 보면 잿빛이 됩니다.  

어떤 나무의 모습이라도 괜찮으신가요? 제가 여러분께 묻습니다. 생각했던 나무가 차갑고 잎이 하나 없는 겨울 나무라고 해서 혹시 가리고 싶은 생각을 하시지는 않으셨나요?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 마음은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가리고자 하는 마음이 더 힘겹고 내 마음도 나를 모르겠는 혼란을 경험하실 것입니다.

겨울나무를 지우고 초록 잎과 꽃을 피운 나무를 애써 가져다 놓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겨울 가지를 보며 거친 외로움 만을 느꼈던 제가 마음과 대화를 시작한 후 나무에게서 춤을 추는 무용수의 모습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앙상하니 차가운 모습을 보는 제 마음을 위로했고 거리의 나무는 저를 위해 공연을 하는 무용수가 되어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 어떤 무대 보다 근사하고 어떤 공연보다 감동적입니다. 그렇게 추운 겨울나무에게 생명을 주는 것은 그리는 이의 사랑으로부터 시작입니다. 세상을 감상한다는 것은 내 사랑을 모두에게 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떠한 나무와 대화를 나누고 사랑을 전 하셨나요? 많은 질문하지 못하셨어도 이제부터 그려 놓은 나무를 보면 그 마음은 모두 내 보이기 마련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누군가의 마음을 따라 그리지 않으신다면 말입니다.

봄의 기운을 그리셨나요? 당신은 봄빛 가득한 생명을 보면서 감동하고 봄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셨습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봄의 따뜻함이 함께하는 마음을 간직하신 것입니다. 여름 가을 겨울빛도 같은 방법으로 전개됩니다.

내가 본 나무에게 '웃어라. 웃으니 예쁘다.'라고 말해 보세요.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가셨나요? 아니면 어색하신가요? 어색함도 내 마음입니다. 다시 한번 웃으니 ‘예쁘다'라고 말해 주세요. 더 크게 입꼬리를 올려 주세요. 그리곤 웃어줘서 고맙다.라고 먼저 마음과 인사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셨나요?

예쁜 마음만 보이시나요? 애처롭고, 잘못한 마음도 보이시나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셨다면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꾸짖음도 마음에게 하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마음이 하는 꾸짖음은 내 안에 위로가 됩니다. 내 진심을 내 마음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며 내 안의 나와 함께 해 보세요. 영원히 나와 함께할 친구는 내 마음 하나뿐입니다. 내 마음과 얼마나 자주 대화를 나누고 안아주시나요?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그리워하고 미워해도 괜찮다.'라고 말해보세요. 그간 지나온 순간들을 회상해 보세요. 그림 속 대상이 무어라 하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가만히 더 많은 질문들을 해보세요. 내 마음에게 진심을 들으려 하고 들려주지 않으면 누구에게 진심을 들려주시겠습니까? 모든 것이 내 마음이 짓고 있는 나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내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자꾸만 들여다보고 이야기해 주세요. 마음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그려 주세요. 내가 그리는 것이 곧 내 마음이 됩니다.

봄날 꽃잎을 바라보듯 내 손을 바라봐 주세요. 꽃잎처럼 고왔던 나의 어릴 적 모습도 기억해 봅니다. 아직 충분한 대화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만큼 호흡의 시간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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