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연구자로 전향한 회수가 한 손바닥을 넘어가자 부터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미한 단계에 이르렀다.
총콜레스테롤이 240에 LDL 수치가 150이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 LDL 160 이상이면 위험수준이다)
"이 정도면, 고지혈증이에요.
어쩔 거예요. 처방받을 거예요. 아니면 운동할 거예요?"
아니, 선생님이 나에게 도전장을 내미시는것인가? 당연히 시키는대로 하죠! 그런데 선택을 하라는 것인가요?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유방, 갑상선 외과에서는 내심 전년대비 콜레스테롤이 줄고 건강해졌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이 정도면 고지혈증 초기 단계라는 소릴 들었다. 다행히 다른 곳은 그간 여유를 가져선지 더 좋아졌지만!
"자신 없으면 처방 받으러 오세요"라고 의사 선생님은 한 마디 더 붙인다. 결과적으로 운동으로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한다. 물론 나는 아직까지 규칙적으로 운동할 자신은 있지만 운동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자신 따위는 없었다.노력을 한다고 결과를 보장할 순 없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건강 앞에서 자존심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거나 그전에도 평소와 달리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서 관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였다. 그런데 겸허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조금은 날씬하다 생각하는 정도의 체격이기 때문에 몸무게와 상관없이 혈관 상태에 대해서는 관리를 못했던 것 같다.
열정에 대한 빚은 나중에라도 갚아야 한다.
건강에 대한 빚은 지독히 달리고 나서야 나타났다. 건강검진 때마다
'어우, 잘 넘어갔다...' 하다가도 어떤 증상들이나 몸살은 3개월, 6개월 뒤에 오는 그런 쓰나마 같은 것이다. 20대 후반부터 지독히 열정페이를 강요됐던 몸은 30대 후반, 40대에 아프다고 한다. 나 어릴때 이모가 20대에 라면을 그리 먹더니 30대를 넘기고서는 소화불량을 호소했다. 자기가 이런거 기억하라며. 나름대로 이모의 메시지를 기억했는데, 콜레스테롤이 왠말인가! 아니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일찍 온 나의 LDL 또는 총콜레스테롤 증가 현상은, 내가 아무래도 전쟁터에서 일하는 글쟁이요, 논문을 계속해서 써가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감사히도 A 대 의대 교수이기도 한 내과 전문의인 언니의 도움으로 나는 먼저 유방외과에서 처방받은 약보다 훨씬 가벼운 약을 처방받아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때는 조금 신중한 게 좋다고 한다.
나에게 관대해서 나에게 혹독한 나날들
"나는 평소에 고기를 얼마 안 먹고 채소를 많이 먹어", "나는 단 것을 안 좋아해"
정말 그럴까?오랜 시간 나는 나도 인지하지 못한 식습관을 갖게 됐다 . 연구자는 아니지만, 멀리 뉴욕에서 로펌을 운영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자주 쓰는 동기 오빠가 있다. 그는 건강관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마도 나처럼 효율을 생각하거나 하고싶은 것에 더 매진하고 싶어서겠지.
글 쓰는 일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일들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들을 생각하면, 혈관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
학교에 어떤 교수님은 별명이 의자왕이란다.
허리에 좀이라도 무리가 안 가는 의자를 모으다 보니 어느덧 의자왕이라는 별명을 얻으셨다는 것이다.
나는 몇 년 간 채식과 과일식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편의점 음식이나 인스턴트를 즐겨 먹지 않은 것일 뿐, 이쁘게 플레이팅 된 음식들에는 당 함량이 높은 과일, 케이크들도 꽤 많았다.
그리고 고급 음식점에 가서 정갈하게 나온 음식들은 또 어떨까? 패스트푸드가 아니었을 뿐, 그 역시도 지중해식 식단은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것 같은 공간들과 음식을 담기는 해서 공부하며 힐링이 됐을진 모르겠지만,
나의 건강에는 그다지 안 좋은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라도 인정하게 된 나의 식습관은, 한국인 평균대비 좋았지만 운동 꽤나 하는 사람들, 식단관리 좀 한다는 사람들에 비하면 흉내만 내는 수준이었다.
지속적인 건강관리 방식을 찾아
@ 제주의 밭& 무
처음에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 보았다. 13시간 이상 공복 상태를 유지해서 거짓 식욕을 줄이고, 소화기관을 쉬게 해 준다는 공략이었다. 생각해 보면 언젠가부터 나는 항상 배고플 새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13시간 이상, 15시간을 하는 유의미한 간헐적 단식은 곧장 실패하기 마련이었다.
왜냐면 아침형 인간인 나로서는 업무 시작 전에 글을 쓰는 경우가 많고, 그리고 나서 직장에서의 업무를 마친 뒤 밤에 라이팅을 하게 되는데 그 시간을 공복으로 버틸 수가 없었다. 오히려 허기진 상태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에 폭식 또는 계속적 식사를 하게 되는 사달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디어, 아침을 두유, 바나나, 비타민, 단백질 보충을 한 뒤 근력운동을 하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 필라테스와 조깅을 하기도 했지만 주로 근육을 써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은, 몇 년 째 어중간한 운동 습관이 내 몸을 현상 유지시켜 주기는 했으나, 유의미한 수치로 나를 안심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 또한 혼자 해보겠다고 유튜브 근력운동 동영상을 몇 년째 시도하기는 했었다.
대체로 매우 안정적으로 해나가고 있지만, 혼자의 힘으로 다하려고 하기 보다는 역시 누군가의 지도편달이 필요했다.
그래, 홈트할 수 있지만, PT를 받아보자
마찬가지다. 운동 역시 누군가의 전폭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빌려보면 아무래도 두 사람의 힘으로 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혼자서는 아무래도 의지가 있어도 대강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인정하게 됐다. 이사온 커뮤니티의 Gym에 세 달 간 등록을 했다. 지금은 혼자서 이용해보기였다. 커뮤니티 센터의 관장 선생님은 작은 키에 다부진 몸을 소유하고 계신 분이었다. 그러나 세달 간 이곳을 이용하면서 10년 정도 된 운동 기기들로는 헬스에 대한 흥미를 낮출 것이라는 것과 관장님은 주로 "빡센" 운동법을 트레이닝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어깨 너머로 인지하게 됐다.
어쨌건. 결국 단지 앞에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가고, 누구나 즐겁게 하는 신나 보이는 사설 gym에 등록하게 됐다. 역시 내가 전문가가 아닌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긴 하다. 물론 한없이 가벼워지는 주머니는 각오해야 했다. 물론 처음부터 PT 횟수를 한꺼번에 등록하지는 않았고, 먼저는 10회부터 하게 되면서 몸으로 효과가 나타나니 연장하게 되었다. 나를 지도하는 선생님은 중간에 대회를 나가게 됐는데 지독한 식이를 하면서, 예민해져가시기도 한 것을 보니, 지나친 식이를 병행하는 바디프로필 혹은 극심한 다이어트는 결코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기분과 피부상태,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인생이란 것이 그렇다. 억울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그것을 또 잘 수행하기 위해서 돈을 쓴다. (아무래도 혼자서 터득한 것들은 효율이 높지 않기에) 그러기 위해서는 또 생업을 한다. 나는 이 단순하고 경제적인 매커니즘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꽤 어려워했던 사람이 아닐까? 물론 어떤 이들은 좋아하는 것만 즐기면서 했더니 큰돈이 따라오더라! 하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런 분들은 자신은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존재가 받치고 있거나 우주의 큰 흐름이 그를 보호해 줬을 확률이 더 큰 것 같다.
어쨌거나 이렇게 PT를 받고, 나름 자세가 좋다는 칭찬을 받아가면서, 주 4회 이상 헬스를 꾸준히 하게 됐다. 결국 장기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꽤 괜찮은 몸을 갖게 됐다. 이전보다 소화도 잘됐고, 체력도 느는 기분이다. 그리고 해외에 가서도 감을 잃지 않으려 지역 Gym에 간간히 다니면서 근손실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성실히 할 수 있는 타입이라면, 타인의 힘을 조금만 받아도 금세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 나는 그것을 운동에서도 발견하고야 말았다. 인정!!, 어쨌거나 글쟁이를 길게 하려면 반드시 운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