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만난 엄마

부산여행, 2박 3일

엄마를 부산에서 만난 것은 두 번째다.

한 번은 자갈치 시장 회센터에서였고, 두 번째는 이번 부산 여행에서이다.


여행을 준비한 것은 한 달 전이지만, 엄마는 몸이 아프시기 때문에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확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엄마를 제외한 일행이 먼저 부산으로 오게 됐다.


주중에 비가 왔던 날씨가 개인 데다가 왠지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아 엄마에겐 KTX를 타고 합류하기를 권했다.

그런데 점심을 지나 출발했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게 됐다.


부산역 옆 골목에 차를 세우고 부산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타미 백팩을 어깨에 맨 엄마는 예전처럼 밝고 가벼운 발걸음인 게 분명했다.

@ 부산역에서 만나다

엄마는 젊었고, 예뻤다. 학교에 엄마가 오는 날이면, 왠지 어깨가 으쓱할 때도 있었고, 지하철을 같이 타면 어른들이 "엄마가 참 미인이네"라고도 했다. 그리고 나는 원래 나는 못난이였다.

그런데 이제와 보니 우리가 좀 닮은 것 같다.

아빠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종종 "엄마를 닮았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최고의 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선물로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는 소유보다는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값진 물건을 선물하기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권하게 되나 보다.

' 같이 하자고...'


8, 9년 전 엄마가 희귀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서둘러 엄마, 동생들과 함께 하는 태국여행을 준비했었다. 그리고 제주에 머물던 전 후에도 제주 여행을 자꾸 만들었다.

아무래도 엄마는 점점 더 장거리 여행은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 그래도 고속철도가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걷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상대적인 존재가

함께 하는 공간을 기억하는 것은,

우주 속 먼지와 같은 흔적을 남기려는 노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은소중하게 기억될 유일한 것이다.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는데, 요새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시간들이 있단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나의 제대로 된 부산 여행은 첫 회사 동기들과 함께였고, 그 전에는 출장 겸 동생과 동행한 적도 있었다.

이후에도 퐁당퐁당 부산에 왔었는데, 사실 그 나머지는 음. 아. 응. 그때? 이런 기억들이 섞여 남아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간에 머문 이번 여행의 잔상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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