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이제 막 시작하는 초등학생들과 스콜라스틱 사이트워드 책 읽고 필사하기를 했는데, 어제로 25권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책마다 2개의 사이트 워드가 있고, 쉬운 패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책 읽고 쓰는 연습용으로 아주 좋습니다.
사이트워드리더스/ 스콜라스틱
매 수업마다 음원 듣고 따라 읽고 공책에 베껴쓰기를 했어요. 집에서 2번 더 읽어오고 녹음 숙제 보내면 책 한 권 끝! 하지만 이에 더하여 제가 한 가지 더 하는 활동이 있습니다.
내가 만든 문장
책을 읽고 문장을 필사한 후, 딱 1 문장만 자기 스스로 바꾸어 만들어 보는 건데요, 어제 저를 웃게 만든 문장입니다.
We will fly to the dance.
학생이 만든 영어 문장을 보고 제가 말합니다. "앗, We will fly (우리는 날아갈 것이다) 뒤에는 어디로 날아가는지 장소를 넣어 줘야 돼."
아이는 제 앞에서 춤을 추며 말합니다."괜찮아요. 춤추면서 날아가면 되지요"
저는 이런 아이가 정말 좋습니다. 영어 문장 좀 틀려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 하는 아이. 적고 싶은 말 적는 아이. K-Pop Dance를 좋아해서 어떡하든 dance라는 단어를 적고 싶은 아이. 심지어 처음에는 danec라고 적어서 지우고 다시 쓴 아이를 보면 왜 이리 사랑스러울까요?
We will fly to school.
We will fly to school.
우리는 학교에 나라 갈 거예요.
이 문장을 보고도 저는 웃었습니다. 빨간 망토를 하고 학교에 '날아가는'이 아니라 '나라 가는' 모습이 왜 이리 귀여운지요. 하지만 이건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한글 맞춤법은 때가 되면 알아서 고쳐지겠지요. 그래서 이건 저만 아는 비밀로~
We will fly to the hous!
We will fly to the hous!
예쁘게 완성된 영어 문장을 보니 안타깝게도 오타가 있습니다.
"하우스는 house라고 쓰는 거야. hous가 아니라."
"왜요? 하우스는 스 발음인데 왜 e가 들어가요?"
dance, house
쉬운 단어 같은데 끝에 e가 들어가면 아이들이 헷갈려한다는 걸 오늘 하나 배웠습니다. 다음에는 끝에 e가 들어가는 단어는 한번 더 강조해서 알려줘야겠습니다.
그밖에 다른 영어 문장도 같이 올려봅니다. 다들 어쩜 이리 글씨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지요.
흔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영어 교육을 하고, 영어를 살아있는 언어로 교육을 하라'라고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렇게 쉬운 책을 읽고 1 문장 바꿔 쓰기, 나만의 문장 만들기가 딱 그런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베껴 쓰면서, 단어의 쓰임과 맥락을 이해합니다. 내가 만든 문장 딱 1 문장을 적기 위해, 아이들은 많은 생각과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영어 1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그 문장 속에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영어 문해력을 쌓이고 영어 라이팅도 잘합니다. 내 학생들이 그런 학생들이 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수업합니다.
그런데 왜 수업이 끝나고도 여운이 남지요? 아이들의 영어 문장이 제 마음에 자꾸 남아서 저를 웃게 만듭니다. 그리고 얼른 글을 쓰라고 재촉하네요. 작품은 뭐 아이들이 다 만들었고 저는 글만 쓰면 되니까요.
이런 글을 쓸 때면 기분이 좋습니다. 이 아이들이 영어를 즐기며 잘할 생각에 마냥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