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운 너의 머리칼을 쓸어넘긴다.
이마밖에 쓸 게 없던 머리칼이 어느새 손가락 사이사이를 가득 메울 정도로 자랐네.
그러고선 한창 크느라 성장통이 있을까 너의 다리를 꾹꾹 마사지 해본다.
엄지와 검지로 만든 고리에도 차지 않던 너의 발목이 어느새 손아귀에 꽉 찰 정도로 굵어졌구나.
발바닥에 손바닥을 가만히 대본다.
딱 내 손바닥 만해진 너의 발바닥을 보며 '원래 얼마만했더라?' 하는 생각에 엄지와 검지로 네 발에 태어났을 적 네 발 크기를 재어본다. '어머, 발이 요거 반 만했었구나~!'
그렇게 엄마는 정신없이 지나간 4년의 세월을 손가락 마디마디로, 손바닥 한 뼘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