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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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리의 폭주하는 상상력

by 미히 Oct 20. 2024

전우성은 전호수와 두 명의 요원들과 함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실패했어요. 고유리가 도망갔어요." 


남성 요원이 말했다.


그들은 이제 새롭게 도착한 사진들과 미술관의 당시 화면을 보고 있었다.


전우성이 미술관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순간이동 리모콘을 만들었어요." 


여성 요원이 말했다. "내 동료에게 설명을 늘어놓게 만들었고,"


전호수가 사진을 보며 말했다. "여기, 아쿠아리움에 막 상어를 그려넣었군." 


사진 속, 고유리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동굴에 사는 상어를 만들어냈고,


그 상어는 실제로 아쿠아리움에 나타나 정이나를 위협했었다.


"이 일은 적어도 10년 전부터 일어난 거야."


남성 요원이 중얼거렸다.


전우성은 자신의 전기 능력으로 고유리의 상태를 감지했다. 


"그녀는 지금 흥분에 차 있어요.


위험한 상상력을 발휘할 거에요."


전우성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녀를 막아야 해요.


지구를 마우스로 삭제해버리기 전에.”




고유리는 거리를 뛰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환희로 가득 찼고, 숨이 가쁘게 차오르면서도 그녀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기쁨과 흥분이 그녀를 더욱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래, 맞아. 어쩌면 능력이 있다는 걸 이전부터 느꼈던 것 같아.' 


고유리는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생각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대를 다닐 때부터 말이야,'


그녀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생각을 이어나갔다.


머릿속은 지난 시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의 능력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어떻게 세상이 자신의 상상대로 바뀌었는지.


'실물과 최대한 똑같이 그려야 해.' 


고유리는 미대를 다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녀가 그토록 집요하게 그림을 그리고, 모든 디테일을 완벽하게 맞추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나 스스로 만족할 만큼. 그래야 능력이 발현돼.'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곳에 가니, 내 서명이 새겨진 걸 발견했어."


그녀의 얼굴이 벅찬 감정으로 가득 찼다.


그때의 놀라움과 기쁨이 다시금 그녀의 마음을 채웠다.


'더 쉬운 방법을 찾았지, 바로 카메라와 컴퓨터야.'


그녀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던 시절을 넘어서, 디지털 기술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솔직히, 이럴 줄은 몰랐어." 


그녀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약점은 마지막 저장할 때까지라는 거야. 그 이후에는 아무리 수정해도 그게 바뀌질 않지.'


그녀가 되뇌였다.


"단 한가지의 요소만 추가할 수 있는 거야."


그녀는 집 근처에 다다랐다.


요원들이 아파트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이동 버튼을 다시 한 번 눌렀다.


순간고유리의 몸이 공중으로 희미하게 흔들리더니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고유리는 자신의 작업실에 도착했다.


순간이동의 느낌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녀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책상 위에서 충전 중이던 태블릿 컴퓨터를 뽑아들었다.


그녀의 손은 재빨랐다.


밖에서 들려오는 요원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고유리는 태블릿을 들고 자신의 집 안을 찍었다.


화면에는 익숙한 거실과 책장, 그리고 현관문이 보였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전자펜을 쥐고, 자신의 방 한쪽 벽에 번개 모양을 그려넣었다.


그리고 설명을 써넣었다.


'끊임없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방'


순간, 태블릿 화면이 잠시 흔들리는 듯하더니, 그녀의 방이 순식간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방이 아파트를 빠져나와 공중을 날아가기 시작했다.


고유리는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주변 풍경이 빠르게 흐려지며, 그녀의 방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누구도 그녀를 쉽게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의 방은 주변에 걸리는 것들을 빛의 속도로 파괴하며 지나갔다.




그녀는 태블릿에서 그녀가 언젠가 집에서 찍었던 전신 사진을 찾아냈고, 복사 버튼을 연신 눌러 여러 장으로 만들었다.


복사 버튼을 누르는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먼저, 그녀는 옆에 놓인 테이블 위에 돈다발을 그리기 시작했다.


저장 버튼을 누르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테이블 위에는 그녀가 그린 것과 같은 돈다발들이 놓여있었다.


현실이 또 한 번 그녀의 상상력에 따라 변형된 것이다.


"크흐흐"


그녀는 흥분에 차 웃음 지었다.


'이걸 미리 알았다면, 모든게 다 수월했을거야.'


그녀가 생각했다.


그녀는 갤러리를 넘겼다.


이번에 그녀의 사진에는 위에 설명을 써넣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


순간, 자신감이 몸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자신이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분은 더욱 고조되었다.


"Feel So High!"


그녀가 중얼거렸다.


또 한 번, 그녀는 갤러리를 넘겼다.


이번에도 그녀의 사진 위에 새로운 설명을 써넣었다. 


'그림을 실제와 같이 그리는 사람.'


손이 떨리듯 빠르게 태블릿 위를 움직였다.


고유리는 멈추지 않고 갤러리를 다시 넘겼다.


이번에는 이렇게 썼다. 


'글을 그 무엇보다 빠르게 쓰는 사람.'


이제 그녀의 손은 컴퓨터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갤러리를 넘겼다.


이번에도 자신의 사진 위에 설명을 적었다. 


'그림을 그 무엇보다 빠르게 그리는 사람.'


이제 그녀는 완전한 자기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모든 것이 가능했다.


그녀의 상상은 곧 현실이었고, 그 현실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고유리가 갤러리를 또 넘겼을 때, 그녀는 잠시 주춤했다.


화면에는 그녀가 꿈에 그리던 펜트하우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


화려하고 거대한 펜트하우스 응접실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사진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드림 하우스..." 


그녀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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