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창 시절과 대학 생활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친구들이 축구를 할 때, 나는 카메라를 들었다. 그들은 축구공을 쫓으며 웃고 뛰어다녔지만, 이상후는 그 순간들을 프레임에 담았다. 그가 느낀 것은 열정이 아니라 관찰자적인 거리감이었다.
시간이 지나 친구들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시작할 때, 나는 요리를 했다. 모두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흥미를 느끼는 동안, 나는 그들 곁에서 또 다른 일을 찾았다. 언제나 다르게, 언제나 멀리서.
그리고 나중에 친구들이 요리에 관심을 가졌을 때, 나는 이미 소설을 쓰고 있었다. 나의 이야기는 타인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의 창작물을 괴짜의 또 다른 발상 정도로 여겼다. 모두와 다른 것을 선택하는 나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패스트푸드 같아요.” 나는 의사에게 말했다. 모든 것이 너무 빨랐다. 너무 쉽게, 너무 빠르게. 사람들은 무엇이든 간단히 소비하고 버렸다. 깊이는 없었다. 내가 느끼는 세상은, 그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들이었다.
의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간지럼증 연고를 처방해드리죠.” 그는 처방전을 적어 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하지만 정신과에도 방문해보세요.”
나는 처방전을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 안의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듯 나를 바라봤지만, 나는 그 시선을 피해버렸다.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끊임없이 속도에 쫓기는 세상에서, 혼자 느리게 흘러가는 내가 느끼는 것을.
집으로 돌아왔다. 창문 밖으로 비가 내렸다. 어둠 속에서 나는 간지럼증을 다시 느꼈다. 배에서부터... 스멀거림. 손을 들어 긁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평생 이 간지러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해받지 못한 채, 끝없이 스멀거리는 무엇인가에 쫓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