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자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간지럼증이 나의 몸을 괴롭혔다. 나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연고를 찾기 위해 부엌으로 갔다.
연고를 들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나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상처로 얼룩진 피부.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때, 나의 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탈피 과정이야."
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누구야?"
대답은 피부 아래에서 들려왔다. "누구겠어? 너의 소설 속에 나오는 그 용이지."
나는 자신의 피부 아래를 바라보았다. 붉은 속살이 드러나 있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내 소설에는 푸른 용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종이자 하인인 인간이 등장하지, 너같이 붉은 용은 등장하지 않아."
피부 아래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오, 아니야.
그 소설의 주인공은 용이 아니야.
인간이지.
그 인간은 사실 용이 되기 전에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거야.
푸른 용이 계속 숨기려고 하고 있지만, 곧 알아차리게 될 거야.
자신이 용이라는 걸.
주인이라는 푸른 용보다 훨씬 더 크고 아름다운 용이지."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피부에서 붉은 피가 떨어졌다.
나는 상처난 피부를 억지로 벌렸다. 그 안에는 붉게 빛나는 용의 피부가 있었다.
그 붉은 빛은 마치 루비와 같은 광채를 띠고 있었다.
"너는 용의 일종이야. 그것도 귀한 붉은 용이지." 목소리가 설명했다.
"나는 곧 너야. 지금은 네 피부 안에 갇혀 있지만, 곧 나가고 싶어. 탈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몸의 껍질을 벗겨내고 그 안에서 붉게 빛나는 용의 피부가 드러나는 환상을 보았다. 그것은 두려우면서도 매혹적인 느낌이었다. 내 안에 숨겨진,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자아가 곧 드러날 것 같은 예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