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거리 두기

수업이 계속되면서,

소년과 소녀는 친해졌다.

그들은 영화도 보고, 놀이동산도 가고, 맛집도 함께 갔다.

서혜선은 항상 그와 함께 하는 경험에 모든 걸 처음 경험하는 사람처럼 신기해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형제는 어떻게 되는지,

부모님은 어떤 분들인지.

소년이 이야기하면 소녀는 신기해하며 맞장구를 쳤지만,

본인에 대한 이야기는 함구했다.

'왜 이렇게 다가가기 어려운 걸까?'

그녀는 분명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어떤 틈이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다.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서혜선은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