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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치 Apr 08. 2024

보건선생님

쉼터

왕따를 당하던 시절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던 곳은 보건실이었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터라 정말 몸으로 증상이 나오기도 했다. 머리가 자주 아팠고, 감기도 잘 걸렸던 것 같다.


그럴 때면 보건실에 내려가서 1시간씩 자고 오고는 했다. 점심을 먹지 않고 자기도 했다.


학교 안에 유일한 도피처였다.


1년여간 나는 보건실 단골이었다.

보건선생님은 눈치를 채셨다.


내가 반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시고는 정해진 시간보다 더 길게 쉴 수 있도록 해주셨다.



무언가 묻거나 해결해 주신 것은 아니다.

그저 가 오는 것을 당연히 여겨주시고 침대를 내어주셨다. 그럴 때면 커튼을 치고 누워서 몰래 울기도 했다.




학교 안에서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도 없었다고 느꼈던 순간에도 뒤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봐 주던 어른은 있었다.


아픈 곳을 치료해 주는 곳

마음도 치료해 줬던 보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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