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양념돼지고기등심 레시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우리 할머니표 잡채다. 각종 야채와 고기를 일일이 볶고, 당면을 뜨거운 물에 삶아서 찬물에 식힌 뒤 양념을 하고 마지막으로 볶아놓은 야채와 고기를 함께 버무린다. 어릴 때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던 잡채가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지 내가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알았다. 이렇게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먹는 차가운 잡채는 지금도 차마 할 엄두가 안 난다. 차선책으로 따뜻한 잡채를 만들어 잡채밥 같이 먹는데, 이건 인스턴트팟으로 10분만 조리하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양파를 잘 활용하면 당면이 스테인리스 팬 바닥에 눌어붙지 않는다.
잡채는 보통 명절 음식으로 많이 먹는데, 나는 집에 먹다 남은 고기가 있으면 이 남은 고기를 활용해서 잡채를 만든다. 미국 대형마트에 가면 3kg어치 돼지고기등심을 $25 (33,000원)이면 산다. 이 많은 고기를 우리 부부가 한 번에는 절대 다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고기를 소분해서 얼리고 한 번에 1kg 정도씩 양념에 재워서 구워 먹고 남은 고기는 다른 요리에 응용한다. 고기양념을 만들 때 단맛을 위해 설탕을 써야 하는데, 요즘은 건강을 생각해서 설탕대신 몽크푸르트 (Monkfruit)를 사서 쓴다. 나한과라고도 불리는 몽크푸르트는 천연감미료로 설탕보다 단맛이 강하지만 칼로리는 0칼로리이다. 단점이라면 가격이 비싸다. 체감상 설탕 가격의 4-5배 정도다.
이렇게 한번 구워놓은 양념고기는 이미 다 익었기 때문에 잡채를 만들 때 따로 볶을 필요 없이 바로 채 썰어서 인스턴트팟에 넣으면 된다. 고기가 없으면 야채만 넣고 잡채를 만들면 된다. 그때그때 냉장고 상황 봐서 대처하면 되는 거 같다. 잡채를 만들고 나서도 고기가 남으면 김치찌개를 만들 때 고기를 함께 넣어서 끓이면 맛있다.
재료: 돼지고기등심 (Pork Chop) 1kg
양념장: 물 2/3컵 (150ml), 설탕 3 TBSP, 간장 8 TBSP, 다진 마늘 1 TBSP, 참기름 2 TBSP, 미림 3 TBSP, 후추
돼지고기는 아무 부위나 원하는 걸 쓰면 되는데 나는 건강을 생각해 지방이 적은 등심으로 만든다. 1cm 두께 정도로 잘린 등심을 사서 쓴다.
보통 쌈장과 곁들여서 고기를 먹기 때문에 양념장 간을 세게 하지 않는다. 더 짜게 먹고 싶다면 양념장에 간장을 더 추가해야 한다.
재료: 당면 180g, 돼지고기 200g, 표고버섯 60g, 당근 1/3개, 양파 한 개, 빨강 파프리카 1/2개, 시금치 한 줌
양념장: 물 1컵 (240-260ml), 설탕 2 TBSP, 간장 4 TBSP, 다진 마늘 1 TBSP, 참기름 2 TBSP, 굴소스 1 tsp (옵션)
잡채에 정답은 없다. 원하는 야채를 넣으면 된다. 나는 미리 만들어놓은 고기가 없으면 고기는 그냥 생략한다. 고기 대신 사각 어묵을 채 썰어서 넣어도 된다.
고기를 볶고 싶다면 재료를 넣기 전에 인스턴트팟의 Saute기능을 켜서 고기를 볶으면 된다.
야채 중에 필수재료는 양파다. 양파를 인스턴트팟 밑에 깔아야 당면이 눌어붙지 않는다.
양파를 먼저 채 썰어 놓고 눈대중으로 채 썬 양파 부피만큼 다른 채소를 채 썰면 된다.
버섯을 제외한 다른 야채는 맨 마지막에 넣어야 무르지 않는다.
당면을 먼저 물에 담가두고 재료 손질을 시작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1 TBSP = 1큰술, 1 tsp = 1작은술
베이킹용 계량스푼과 계량컵이 있음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