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대신 루틴을, 핑계 대신 방향을 택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주식으로 3억 벌었다', '2030 월천러' 같은 콘텐츠를 보면
나는 왠지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나의 월급은 현실적이다.
세금 떼고, 식비 빼고, 고정비 빠지고 나면
남는 건 매달 20~30만 원 남짓.
저축은커녕, 버티는 것조차 겨우였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다.
"이대로 가면, 나는 평생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그래서 다짐했다.
금액보다 방향을 바꾸기로.
월급이 적다고 재테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재테크가 어렵다고 안 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금액 안에서
루틴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월급 들어오면 무조건 10% 자동이체,
매일 점심값 1회 건너뛰고, 그만큼 이체,
포인트는 무조건 현금처럼 사용,
구독 서비스는 분기마다 점검,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처럼'만 사용,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 습관이 나를 바꿔놓았다.
처음엔 월 5만 원 저축도 버거웠다.
하지만 자동이체로 3개월을 버티고 나니
'빼앗기듯 빠져나가는 돈'이 아니라 '내가 먼저 챙긴 돈'으로 느껴졌다.
이후 나는
비상금 통장 만들기,
5만 원짜리 ETF 매수 루틴,
지출분류표 작성,
이렇게 하나씩 루틴을 추가해 나갔다.
중요한 건
'더 벌어야 시작'이 아니라,
'지금 벌고 있는 것에서 시작'이었다.
월 3만 원도 좋다. 중요한 건 지출보다 먼저 챙기는 구조다.
매일 하나의 소비만 기록하거나, 하루는 지갑을 열지 않는 연습.
의식적인 소비 습관이 쌓인다.
포인트 적립 앱으로 모은 돈은 작은 보상으로만 사용.
그 외의 사소한 소비는 최대한 줄인다.
왜 샀는지를 남기면 소비가 줄고,
어떤 날은 사고 싶어지는지를 알게 된다.
자책 대신 패턴 파악.
다음 달의 루틴을 설계하는 시간으로 활용.
많이 버는 게 부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적게 번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나였다.
재테크는 원래 '작은 나'에게 더 필요한 일이다.
나를 위한 돈을 만드는 루틴,
그것이야말로 진짜 자존감 재테크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월급은 작지만
나를 위한 작은 돈을 매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