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보다 나았어요!
역시 주사의 힘은 대단합니다. (진통제의 힘도요)
오늘은 어쩐 일인지 새벽에 눈이 떠져서
뉴스를 듣다 보니 출근 준비 시간이더라고요.
아내를 깨우고 저는 출근 준비를 합니다.
아내의 도시락을 받아 들고
새근새근 자는 아이의 볼따구를 만져준 다음
출근을 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아 좋았어요.
요새 교사들은 바쁜 시기라
열심히 일합니다.
2학년 윤리와 사상 시간은 좋아요.
어려운 성리학도 아이들이 잘 이해하는 것 같은 건
착각은 아니겠죠?
문제는 3학년 수업인데요.
진도는 이미 다 나갔고
모의고사 문제 풀이를 해줍니다.
문제는 어떤 한 반에서
생활과 윤리로 수능을 보는 학생이
1명밖에 없다는 겁니다.
아니 왜…??
일단 머리로 이해해 보기로는
수능 최저를 안 보는 대학에 지원하거나
생활과 윤리가 아닌 다른 과목으로
수능을 본다는 건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수능을 안 본답니다.
저는 여태껏 나온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
그리고 매년 수능완성을 분석하며
나름 열심히 자료도 만들고
지필평가 역시 수능 형식과 트렌드에 맞춰
준비하는데
정작 그 수혜자가 되어야 할 아이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나마 1명도 어차피 다른 애들은 수능 공부 안 하고
자기 혼자만 문제 푸는데
그냥 안 풀고 다른 공부 하겠답니다.
머리로는 아이들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뭔가 서운하고 시무룩한 감정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나중에 GPT에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추측해 보라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들을 말해주는데
대충 제가 생각한 그것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머리로 이해해도 여전히 서운한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설명을 내놓습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감정이 일어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이해가 되어도 감정이 발생할 수 있으니
그냥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이해가 되면
감정도 그에 따라 잦아들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아닙니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인지구조를 바꾸면
감정도 바뀝니다.
다만 제 인지구조가
그 아이들을 품을 만한 형식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또 괜찮습니다.
지필평가를 어렵게 낼 거니까
괜찮습니다.
아이들도 어차피 2학기 지필은
대입에 반영 안 되어 막 찍어도 되니 괜찮습니다.
이런 게 윈윈인가요?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내는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저를 위해
돼지갈비찜을 준비해 줍니다.
아이의 바이올린 레슨 날,
아이는 연주를 하며 칭찬을 듣습니다.
이제는 제법 듣기 좋은 음악 소리가 납니다.
무비데이라 영화 한 편 때리고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
오늘은 책 읽기와
내일 이뤄지는 아이 한자 7급 준비를 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이 글 읽어주시는 여러분도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