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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B Oct 19. 2023

재미를 누리며 사는 사람

두강 이을로선생님과의 인연

이을로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자평진전 강해>라는 책을 구입하면서부터입니다. 자평진전은 시중에 판매되는 책이 많기 때문에 이것저것 구입하여 보았습니다. 동학사 출판사의 <자평진전 강해>는 다른 책과는 달리 선생님 나름으로 정리하신 점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 수업 중 <기문연구>라는 강의가 있었습니다. 기문둔갑 국을 만드는 일이 보통 복잡한 게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강의의 교안에 우리나라 기문둔갑의 대가로 이을로 선생님과 류래웅 선생님을 소개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을로 선생님께서는 오랜 기간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시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한자를 풀이하는 글을 게시하고 계십니다. 선생님과 소통하기 이전부터 그 블로그의 글들을 자주 참고하고는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기도 하였고, 또 사주를 어떻게 푸시는지 알고 싶어 졌습니다. 기문둔갑으로 풀이하는 것도 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께 전화 상담을 요청드렸습니다.


그 무렵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아, 그런 것도 사주에 보이시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공부와 관련한 주제로 흘러갔습니다. 선생님께서 어찌나 재미있게 말씀을 잘하시는지. 첫날 선생님과 통화를 한 시간도 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선생님이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는 나더러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미있으니 한 번 뵐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여쭤 보았고, 실은 역학계의 대가들을 만나러 다니며 인터뷰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언젠가 시간을 마련해 보자고 약속하며 전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선생님과 약속은 나의 건강 문제로 한 번 취소가 되었습니다. 가벼운 수술을 했는데 예후가 좋지 않아 고생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약속을 취소하고 너무 긴 시간 다시 약속을 잡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몸이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서울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사전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해서, 비행기를 타는 내내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선생님을 뵙기 전에 긴장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준비를 많이 해주시고, 이야기를 잘 끌어 주셔서 인터뷰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신 곳은 일산에서도 아주 외곽에 위치한 <두강원>이라는 곳입니다. 나는 아직도 그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이던 두강원의 소박한 마당이 눈앞에 선합니다. 사모님께서 가꾸시는 정성 가득한 작은 마당은 꽉 껴안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습니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사무실 앞으로 펼쳐진 산과 폭 안겨진 듯한 두강원의 위치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푸근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선생님이 그런 분이시라 그리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진심을 다할 때 '재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참 재미있으신 분이십니다. 두강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재미, 은입사라는 예술이 주는 재미, 공부라는 몰입이 주는 재미, 상담이라는 소통이 주는 재미, 그 모든 것이라는 자연이 주는 재미를 모두 누리시는 분 같아보였습니다.


나도 선생님처럼 재미를 누리는 사람이 되어보고싶습니다. 진심을 다 하는 사람이겠지요. 인터뷰 이후로 선생님께서는 매일 아침 저에게 카톡을 보내주십니다. 하루에 하나씩 한자를 공부하라고 보내주시는데, 어떤 날은 열심히 외우고 어떤 날은 또 잊어버립니다. 꾸준하게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늘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재미를 누리는 하루를 살아보려 노력합니다.


https://youtu.be/z5W8LrRc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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