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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B Oct 22. 2023

나를 향한 격려, 너를 향한 박수

두강 이을로 선생님 2

(제이선생님) 선생님. 작명하러 오는 사람들 많지요? 한자 이름이 그 사람한테 영향을 많이 미칠까요? 요즘은 또 한글 파동 같은 것으로 작명하고 하기도 하던데요. 

 

(이을로 선생님) 

근데 막 이제 '갈치'가 왜 '갈치'인지 알아요? '칼의 티'가 나는 물고기라는 이름이에요.


(제이선생님) 칼의 티? 칼 모양이라는 말씀이세요? 


(이을로 선생님) 그렇지요. 넙치는 넙데데한 티가 나는 게 넙치야. 어떤 사람이 갈치를 생선 1호, 넙치를 생선 2호라 부른다고 합시다. 이게 도로명 주소예요. 덕은동도 없고, 은부산도 없고. 62번 길 35. 막 이래. 효율성 면에서는 그것이 중요하지요. 그런데 덕이 숨어 있다는 이 덕은동 토박이로 사는 저 같은 사람은 웃긴다 싶어. 멸치를 그럼 생선 3호라고 하지? 그러니까 결국 이름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거든, 정체성. 


사람 1호, 사람 2호 그렇게 지으면 웃기잖아. 그래서 한 사람이 평생 추구해야 할 정체성 또는 그 사람이 평생 입어야 되는 옷인 거지. 적어도 한자 이름이던지 아니면 한글 이름이라면 그 한글 이름에 담긴 뜻이나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이름은 일종의 컬러링이에요. 전화기 소리랑 같아요. 평생 그 이름으로 부름을 받는 거야. '이우주'라는 이름이 있어요. 이건 순수한 한글 이름이에요. 비밀인데 제 딸이에요. (웃음) 초등학생 때까지 '우주선'이라고 놀림당해서 울고 오는 거야.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해 줬어요. 우주선의 우주가 아니고, 너는 '공간의 울타리', '시간의 줄 서기'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알려 줬어요. 시간을 공간을 통솔할 수 있는 여성이 돼라는 의미를 담은 거야. 얘가 중학교 때부터 너무 좋아하더라고. 이름에도 나름의 스토리가 있으면 돼요. 한글 이름도 이렇게 의미가 있어야 돼.


(제이선생님) 불러주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을로 선생님) 그래서 옛날에는 이름을 짓거나 바꾸면 수저에다가 새겼지. 

 

(제이선생님) 요즘은 이름 바꾸러 오는 사람들 많죠? 개명 절차가 편해지면서 더 많아진 것 같던데요? 


(이을로 선생님) 범죄행위 아니고 세금 안 낸 거 없으면 법원에서 거의 바꿔줘요. 행복 추구권인가 뭔가 해가지고. 결국은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은 자기 이름을 사랑해야 되는 거지. 이름은 중요하게 그렇게 다뤄야지. 


(제이선생님) 네 좋은 말씀인 것 같아요. 자기 정체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군요.


(이을로 선생님) 그럼요. 스토리만 부여해 줘도 기분이 좋아. 누가 그래요. 이름이 갑로가 아니고 무슨 을로냐고. 저는 개의치 않아요. 제 이름에 대해 완전 무장했어요. 내 이름이니까. 자기가 자기를 격려 안 하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안 보내면 누가 격려하고 박수를 치겠어요. 이름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굳게 가져요. 


그런데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한자의 스토리나 정체성도 필요하지만, 사주를 안 볼 수 없지요. 엉덩이가 큰 사람인데 엉덩이가 더 커 보이는 옷을 평생 입고 사는 사람이 있어. 어떤 사람은 머리가 비었어. 그런데 더 비게 하는 이름을 써. 어깨가 좁으면 어깨를 좀 넓혀주고, 엉덩이가 크면 작게 해 주고. 이름은 팔자의 병을 고치는 것이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정립하게 해주는 거고 그렇지요. 그런 의미로 개명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져요. 


(제이선생님) 일종의 개운법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이을로 선생님) 백만 불짜리 웃음을 웃는 사람이 있어. 그런데 꼭 입을 가리고 웃어. 그 사람은 손만 내려도 개운이 돼. 그래서 개명은 그런 의미인 거예요. 



(제이선생님)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은입사' 이야기 조금 듣고 싶은데요. 아까 저한테 잠시 보여주셨는데...


(이을로 선생님) 은입사는 은실 박이라고 그래요. 내가 이걸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다면, 여기는... 로또 되어가지고 어떻게 써야 되는지 물으러 여기 오는 사람은 없어요. 코너에 몰리고 두드려 맞은 사람이 여기에 와요. 그런데 이걸 아무리 봐도 찌그러진 티코 팔자야. 그 사람이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물어보면 뭐라고 해주겠어요. 인사동에서 100원짜리 부적 사서 줄 수도 없고. 또 백팔배를 하라는 그런 방책을 주는 것도 나는 좀 그렇고. 그런 게 도통 제 양심에 안 맞는 거야. 


(제이선생님) 일종의 부적 같은 느낌이지요? 선생님의 그 사람을 위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부적 같은...


(이을로 선생님) 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끄적끄적하니 품격이 없잖아. 그래서 찾기 시작했어요. 이종 금속을 다루는 방법 그러니까 철판에다가 은을 넣는다든지. 은판에 금을 넣는다든지. 그런 게 있나 싶어 찾기 시작하다가 서울무형문화재 36호이신 최규준 입사장님을 만나게 됐어요. 배웠어요. 이 분한테. 그리고 옻 칠은 전주대학교 안덕춘 교수님한테 배웠고. 여기 호랑이가 정면을 보지 않고 이쪽을 보고, 여기는 또 왜 비어있냐면... 이건 구궁이에요. 기문둔갑에서 쓰는 구궁. 호랑이가 지키고 있는 곳이 생문방이야.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막고 있는 곳이 사문방이야. 사문은 막아주고 생문은 온몸으로 보호하는 거예요. 좀 품격 있는 개운법을 내가 디자인해서 해보자라고 생각한 거지. 




(제이선생님) 선생님. 이번 영상에는 기문둔갑에 대한 말씀 들어보고 싶습니다. 기문둔갑과 명리의 차이점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을로 선생님) 명리는 딱 시간만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태어나면 을미년 기축월 경진일 신사시. 연월일시라는 시간만 있어요. 그런데 기문둔갑은 연월일시라는 시간을 공간에 뿌린 거예요. 그걸 포국한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문둔갑은 시간과 공간이 같이 있는 거예요. 그걸 시공 착종한다고 그래요. 시간과 공간을 갖다가 이렇게 짠다는 의미예요. 그러니까 당연히 복잡하죠. 


(제이선생님) 아. 정말 못하겠던데요. 기문둔갑은. 포국할 엄두가 안 나던데요. 


(이을로 선생님) 그런데 여기서 주로 쓰는 말이 있어요. 명리는 웃으면서 들어가서 울면서 나온다고 그래요. 이건 답이 없으니. 그런데 기문둔갑은 울면서 들어가서 나중에는 웃으면서 나온다 그래요. 나중에는 평범한 소리로 읽어주기만 하면 돼. 일반인이 볼 때는 기문둔갑이든 명리학이든 독일어나 마찬가지거든. 그런데 이걸 일반인의 언어로 그냥 읽어주기만 하면 돼. 그런데 명리는 그렇게 간단하게 안 돼요. 


사람들이 물어요. 기문둔갑을 주로 하는 사람인데 주역 책도 내고 한다고. 그런데 기문둔갑에서 작괘를 해야 돼요. 주역을 모르면 깊이 있게 나아가지 못해요. 육임도 연결되어 있어요. 홍국수 해석하려면 명리 지식이 반드시 또 필요해요. 그래서 기문둔갑은 종합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주역, 육임, 명리, 고천문학 등등이 다 연결되다 보니 복잡해 보이는 거지요. 복잡해 보이는데 봐서 전해주면 되는 것이니 나중에는 웃지.


(제이선생님) 저는 포국 짜는 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더라고요. (웃음) 선생님 그리고, 이렇게 상담 정말 오래 하셨는데요. 명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상담하실의 철학 같은 것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이을로 선생님) 예를 들어 어떤 분이 왔어. 환하게 웃어. 그러면 1차 시스템이 작동을 해요. '환하네' 그런데 1차 시스템에서 끝이 나면 감각만 쓴 것이니 동물과 다름없어. 2차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돼. 사주를 볼 때도, '잘 웃네', '울상이네', '깨끗하네'. 이런 식으로 봐져요. 이게 제일 처음 봐지는 거예요.


두 번째는 이 팔자의 목적이 뭔지 보는 거예요. 팔자가 가지고 지향하는 목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느냐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여덟 글자가 가지는 목적이 있어요. 그러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있게 운이 도와주나 봐요. 다음으로는 증상을 물어봐요. 무슨 문제로 왔는지. 이렇게 세 가지 적어 놓고 상담 시작합니다. 이 팔자의 목적을 비춰볼 때를 이야기해요. 예를 들어 볼게요. 어떤 분이 전형적인 공직이나 학문을 바탕으로 한 선생님 사주예요. 목적이 그래요. 그런데 이 분이 갑자기 역학을 한데. 그러면 목적에 반하는 거잖아요. 바람이 안부는 데 연 날리는 것과 같아요. 방법은 있어요. 연을 들고뛰면 되지요. 그 대신 발 찢어지고 땀나고 그러지요. 가장 쉽게 가는 방법은 목적에 맞춰서 가는 거예요. 


장점이 엄청 강하고 단점은 약한데, 바보들은 단점만 봐. 평생을 그 작은 단점에 집착하고 시간을 바치는 사람도 있어. 나는 이거 안 봐. 장점을 키우는 쪽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내가 상담에서 고수하는 철학은 '장점 발견가'가 되려고 그래. 후천 세상을 사는 이 사람이 무엇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단점을 보충하라는 말은 안 해. 


이 사람의 이 후천이 지금 후천 세상을 살 때 뭐를 써야 되는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단점을 보충하라는 말은 안 해. 이 장점을 더 잘 쓰기 위해서 이 사람이 하여야 할 개운법을 말해주지. 웃는 것도 많이 이야기해요.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건 종이 한 장에 아침마다 마음의 그림을 한 번 그려봐라, 이렇게요. 


(제이선생님) 자기의 생각을 마인드맵처럼 쭉 적어보라는 말씀이시지요?


(이을로 선생님) 내가 말하는 개운법을 3개월 간 실천하면 인생이 바뀝니다. 컵을 두 개 두고, 하나의 컵에 30개 돌을 넣어 두고 실천할 때마다 돌을 다른 컵에 옮깁니다. 체크리스트이지요. 식탁 옆에다가 콩알 같은 걸로 한 번 해보세요. 남편 무조건 안아주고 웃어주기. 그러면 이혼한다는 말 안 나와. 이렇게 3개월만 해봐, 이런 식으로 이야기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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