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필요해
어라?? 두줄이네????;;;;;;;
모두에게 어떤 의미로든 임신이라는 것은 특별할 것이다.
결혼이라는 산을 넘어 결혼 생활 적응기에 다가온 임신은 솔직히 말하면
와~~~~!!!!!!!!!!!!!!!!!!!!!!
나 임신했어!!!!!!!!!!!!!!!!!!!!!!!
보다 아..... 어떡하지....... 였다.
시부모의 시집살이로 몸과 정신이 피폐해져가고 있었고
남편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있었다.
내 몸 하나가 건사가 되질 않아서 온몸이 염증 호르몬으로 공격을 받고 있었고
뾰족한 해결책도 없이 약에 의존해서 하루하루 겨우 나고 있었다.
시부모의 압박으로 더 조심하고 예민해져 있었다.
혹시 모르니 너도 나도 이제 임신할 몸을 만들자.
우리 인생도 아닌데 태어나면 이제 백 년을 살아야 한다는데
안 좋은 유전자를 줄 수는 없지 않으냐
그러니 제발 3개월 동안 술 담배 끈고 영양제 먹고 내가 해준 거 먹어라 하며
실랑이를 하던 때였다.
이제 나도 당분간은 금주하자. 그리고 다이어트도 하자.
미리 5킬로는 빼둬야 원래 몸으로 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영양제도 잘 먹자 했었다.
병원에서는 아직 젊은데 내 몸부터 챙기로 임신을 뒤로 미루자고 했지만
굿 보이 효자는 나를 지켜줄 수 없었기에 나에게 전부 미루고 방치 중이었다.
그래서 몸만들기를 하자며 시장을 보고 샐러드도 먹으니까
회충약을 먹자며 약을 사 와서 먹으려는 순간.
왜 문뜩 테스트기가 하고 싶었는지...
지금도 이해되지 않지만 나는 테스트기를 했고
그렇게 두 줄이 발견되었다....
(덕분에 나의 배란시트와 임신시트는 주변 불임부부들에게 부적처럼 양도되었다.
이 와중에 성령으로 잉태되었습니다...그런 상황이였으니..)
담배와 술에 쩌든 정자와 극강의 스트레스와 온갖 호르몬제와 맥주에 찌든 난자가 만난 것이다.
그렇다.
그렇게 나의 원죄가 시작되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왜 도대체 왜 지금.
진짜 잘 준비하고 싶었다. 정말 일말의 피해도 주고 싶지 않았다.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내가 가진 것의 최상을 주고 싶었다.
헌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언제 인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피임을 하지 않은 나를 박살 내고 싶었고 피임을 중도 포기한 그를 조용히 땅에 묻고 싶었다.
그렇게 불안하고 불편하고 무겁게 짓눌린 죄책감과 함께
나는 나의 첫 두 줄을 맞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