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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Mar 25. 2024

에필로그

이렇게 엄마가 되어가고 있어요.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부족하고 매일 널뛰는 마음으로

지혜롭고 강단 있고 지조 있고  평온한 척 살아가고 있는 현실 엄마사람이다.

매일 고민하고 있고

매일 방황하고 있다.

매일 후회하고 있고

매일 공부하고 있다.

매일 실패하고 있고

매일 실천하고 있다.

이 와중에 더 멋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서 제2의 인생까지 고민하고 이것저것 들쑤시며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고 있다. 


여전히 이쁘게 씻지 못하고 온몸이 너무 아프고 살도 빼지 못했다.

이제는 눈알도 시리고 뼈마디는 더 굵어지고 마디마디 욱신욱신 아프다.

하지만 엄마를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조금은 단단해지고 무뎌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의 대한 기쁨도 여전히 깊지만 표현은 조금 더 얕아지고 

책임감에 짓눌려서 겨우 나아가는 날도 책임감 덕분에 무사히 나아가는 날도 있는 

시간 속을 걸어가고 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눈코 뜰 새가 없어서 약속이 아니면 앉아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삶.

여전히 넘쳐나는 일에 묻혀서 성과 없는 매일을 살고 있는 삶.

매일 미안하지만 이것이 최선이며

매일을 기다리고 매일은 인내하며

매일 비교하지 않고 매일 같은 말을 화내지 않고 해야 하는 

매일 실패와 좌절로 온통 가득한 삶.

그리고 엄마가 매일 참고 기다려야 가장 잘하는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고운 마음으로 참고 기다려주지 못해 후회하고 실수하는 삶.

24시간 온통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미래를 계획하고 자녀가 준비되었을 때(언제 준비가 될지 모르지만) 

연료가 되어주기 위해 준비하는 삶. 

그 속에서 자아의 성숙과 자존감을 지키며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삶.

어떤 시련이 와도 담담하게 버티고 우아하게 평정심을 지켜야 하는 삶.

미성숙한 자아를 안고 한 인간에게 평생을 올바른 몸과 실천과 생각과 행동과 말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삶.

 

엄마라는 역할의 무게를 알지 못하고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엄마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시작하여 아이에게 피해를 준 크고 작은 것들을 반성하고 수정하며 매일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렇게 엄마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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