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ica Jan 15. 2024

숨 고르기

글을 연재하기 시작 한지 이제 한 달이 넘어가나 봐요.

그 사이 해가 바뀌고,  이곳 남캘리포니아의 겨울도 얼마 전 제법 겨울 같은 비바람이 꽤 불었습니다.

그렇게 비가 오고 흐렸던 다음날엔 어김없이 화창하고 맑은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요.

여기저기 몰려있던 비구름들을 모아 바람이  만들어내는 구름의 모양을 보는 재미도 있지요.


고속도로를 운전하며 바라보는 하늘의 색감과 구름의 모양과 태양빛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래도 비바람에 떨어진 낙엽들과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면 여기도 겨울은 겨울이구나 싶어지죠.


꼭 우리 인생은 날씨와 계절을 닮았어요.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고, 매일이 새롭죠.  하늘의 구름모양이 같은 위치, 같은 모양, 같은 색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을 거예요.  

해마다 계절은 똑같이 바뀌는 것 같지만 그 안에도 세심한 변화들이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고 때에 따라 바뀌는 자연의 모습을 보다 보면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는 진리와, 하지만 그 안에서 영원을 향해 끊임없이 죽고 다시 살아나는 자연의 섭리를 보게 되네요.




바빴어야 할  연말연시동안 한가한 시간들을 혼자 보내며 글을 쓰려고 했는데요,

아이들의 성장과정들을 기억해 내고 글로 옮기는 일은 ,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날 선 길을 휘청거리고 걸었던 젊은 나날들을 생각하고 적어 내린다는 게 그래도 이젠 많이 담담한데도

딸아이의 아팠던 순간들과 아들아이의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보자니 많이 마음이 저렸습니다.

자꾸 모니터 앞에서 멍~ 해져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나는 훌훌 털어내고 가벼워지고 싶습니다.

선물로 받은 나의 생명을, 삶을, 진심으로 감사하고 누리고 싶거든요.

그런데 가벼워지려니 거쳐야 할 작업들이 꽤 있더군요. 버리고, 비우고, 정리하는 일은 한자리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일 같아요.


이 연재는 저에게 힘들지만 , 그래서 의미가 있네요.


오늘까지만 잠시 쉬고, 다음 연재엔 충실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