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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모니카 Jan 15. 2022

첼로


밋밋한 소년의 목에 혹 하나가 생겼다. 이게 뭘까.

낯선 마음에 손이 간다.

찢어진 듯 거친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만 하다.

조심스럽게 소리도 내보고 건드려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럴듯하게 한번 내뱉고 싶은 마음에 연습해본다.


힐끗, 내 목소리를 들은 저 소녀는 누굴까

혹시 내 소리를 들었을까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쇳소리가 하나로 모아질 때까지

활이 끊어지고 목소리가 튕겨나가고 좀처럼 되지 않는다.

쉬어버린 목소리, 부러진 활대 첫새벽에 잠이 들었다.

소녀가 떠나고 가슴에 멍이 들었다. 악몽의 끝이 있기는 한 걸까.

시린 햇살에 다시 깨어났다.


활이 줄에 닿는 순간, 아!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방안 가득 매끄러운 소리가 가득 찼다.

창 건너 그 소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녀의 첼로 연주가 들린다. 두 볼 붉게 수줍은 꽃이 피어올랐다.


성숙한 선율이 퍼진다.

소녀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큰 울림통이 생겼다.


두 창문 사이로 눈이 마주쳤다. 하나의 소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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