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감기 걸린 물고기_ 소문은 어떻게 퍼지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까요? 어린 아이와도 근거없는 소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여러 색 물고기들이 서로 잘 섞여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어 천적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피했던 물고기 무리가 있었어요. 그걸 잡아먹고 싶은 물고기는 특정 색깔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는 헛소문을 내고, 그에 따라 무리가 나뉘어 지며 특정 색깔이 쫓겨 나게 되죠. 쫓겨난 특정 색깔 물고기들은 바로 잡아먹히고, 그럼 다음 타겟으로 소문은 넘어가요. 그렇게 물고기들이 거의 잡아 먹힐 즈음, 검은 물고기 하나가 목소리를 냅니다.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 믿어도 되는 거야? 이상하지 않아?”하고 말이예요. 그렇게 물고기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 ‘초기 문해력 = 한글해득’이 아닙니다!
이번에 초등 교사 대상 연수를 진행할 때 문해력과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를 이야기했어요. 문해력이 비단 글을 읽고 쓰는 능력에서 그치지 않음을 최근의 ‘사흘, 중식제공, 심심한 사과’ 논란에서도 알 수 있죠.
문해력은 아침에 맞는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주변사람들과 SNS 이어나가는 등 우리 삶과 가까이 존재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 나가고, 책을 읽으며 공감을 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등의 ‘삶’ 그 자체인 것이죠. 민주시민의 기본권이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제대로 길러줘야 할 책임이 있기도 하고요.
유아 자녀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이유를 들어보거나, 한글 학습지를 시키는 이유를 들어보면, 부모님들이 생각하시는 이 시기의 문해력이 곧 ‘한글 해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책을 스스로 유창하게 읽는 시기가 되면 많은 부모님들이 책을 읽어주던 것을 멈추고 아이에게 혼자 독서를 이어나갈 것을 권유합니다.
이 아이가 글자를 잘 해독했다고 해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지 알 수 없는데 말입니다. 해독은 되었지만, 독해의 영역은 미지로 남겨둔 채로 부모님은 아이와 책의 곁에서 떠나 버리죠.
유아에서 초등 저학년까지의 초기 문해력 시기의 문해력은 한글 해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해력은 우리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자 권리이니까요. 제대로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판단을 하는 것, 상대방에게 공감을 하고 제대로 소통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글 해득에 성공한 이후라도 아이의 문해력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부모님이 해 줘야 하는 아직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기 걸린 물고기’를 읽으며 가만히 문해력의 의미를 떠올려 봅니다. 문해력이라는 것이 제대로 글자를 읽어나가고, 사흘의 의미, 심심한 사과라는 다양한 어휘를 알기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닌 거죠. 더듬더듬 글자를 읽던 아이가 조금씩 유창하게 글을 읽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기쁘지만, 이젠 너 알아서 하라며 독서의 모든 공을 넘겨주면 안 됩니다.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무분별한 기사와 컨텐츠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내 취향에 맞는 알고리즘만 잔뜩 제시되어 ‘확증 편향’되기 쉬운 세상에서, 제대로된 사실과 관점을 찾아낼 수 있는 아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죠.
글을 읽는 것을 넘어, 제대로 된 사실과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를 펼칠 수 있는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여전히 그림책을 읽어 주고 함께 대화를 나눠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