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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Jul 01. 2024

그림책 읽어주기는 결국, 아이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도망쳐요, 과자 삼총사!_ 그야말로 유머와 위트가 흘러 넘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도 실제 사진이라 참신하고, 과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포장지 밖으로 나온 과자 삼총사는 어린이를 괴물로 생각해요. 엄마가 써 놓은 쪽지를 보고 자신들을 먹어버릴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먹히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게 되는데, 그 계획이 참 기발하답니다. 더러운 바닥에 굴러보기, 숨어보기도 하다가 결국 엄마의 쪽지 뒷면에 새로운 편지를 쓰게 되는데! 과연 과자 삼총사는 먹히지 않고 무사할 수 있을까요?


2. 아슬아슬 과자 삼총사_ 이번에는 옆집으로 이사 온 괴짜 과학자 땅콩슈타인 박사의 집으로 갑니다. 여기에는 땅콩버터 쿠키 괴물이 등장하는데요. 이번 편에서 과자 삼총사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뒤에 이어질 내용을 상상하며 그림책을 읽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으스스한 분위기가 있지만, 유머와 위트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책 읽어 주기는 결국, 아이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     


 ‘시간을 거슬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개미 요정이 건네준 특별한 옷을 입으면 가장 그리운 때로 되돌아갑니다.’

 <개미 요정의 선물> 그림책 뒤에 써 있는 문구만 보아도 뭔가 울컥한 감정이 차오릅니다.


 <한밤 중 개미 요정>에서는 체온계를 들고 아이를 간호하던 엄마가 제 모습같더니, <개미 요정의 선물>에서는 할머니와 엄마의 모습에서 친정엄마와 저의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어요.

 “너희 엄마가 이렇게 귀여웠는데 이때는 바빠서 많이 안아 주지도 못했단다……” 라고 말하는 할머니가 그려진 장면, 마침내 시간 여행을 떠나 다시 그 때의 모습으로 만난 엄마가 딸에게 키를 낮추어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꾹꾹 참고 있던 감정이 벅차게 터져버렸어요.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그렇지. 우리 엄마와 나에게도 지나버린 소중한 시간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 나와 우리 아이들이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돌이킬 수 없는 사랑스러운 순간들이겠지.’


 부엌에서 간식을 찾으며, “엄마, 이거 먹어도 돼?”라고 묻는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있으면 저런 것쯤 묻지 않겠지?’

 아직은 무섭다며 잘 때도 엄마를 찾는 아이들, 자다가 깨도 엄마를 찾는 아이들 옆에 누우며, ‘나중에는 옆에서 잘 일이 별로 없겠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저만의 시간이 부족해서 가끔은 아이들의 요청이 귀찮고 힘들 때도 있지만, 잠든 아이의 얼굴을 매만지며 지금 참 소중하다, 하고 되뇌였습니다.


 이제 일흔 줄에 들어서신 저희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지나고 나니, 인생에서 지금 네 때가 참 가장 반짝반짝 빛이 났고, 소중했다고. 오늘도 저녁에 대학원 수업이 있어 아이들을 봐주실 엄마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저도 정신차리고 이 소중하고 빛나는 이 시기를 맘껏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조건 엄마, 엄마. 지금 제일 필요한 것도 엄마.

 일단 엄마만 있으면 되는 시간들. 너희들에게 받는 사랑이 이렇게 무조건적일 수가 있을까 싶게 고마운 순간들. 그 시간이 휘리릭 날아가기 전에, 우리 함께 작은 추억들을 많이 쌓아보자. 많은 시간들이 지난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야.’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의 마지막 부분에 <책읽어주기 파헤치기>의 레스터 라미낙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모든 형태의 문학은 배경이나 인습, 특권, 빈곤과 상관없이 모든 아이의 지평을 넓히는 잠재력이 있음을 상기하고 싶다. 책을 읽어 줄 때 우리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비전을 제공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삶의 문제와 즐거움을 누리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 준다. (중략)

 그러나 아마도 책을 읽어 줄 때 그들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 줄 만큼 너는 소중한 사람이란다’일 것이다.”


 얼마 전 <엄마는 달린다>를 읽고 나서, 안녕달의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를 다시 읽게 되었어요. 그리고 비슷한 주제가 담긴 그림책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와 <네가 기린이 되든 곰이 되든 우린 널 사랑해>가 떠올랐습니다. 모두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담뿍 느껴지다 못해 철철 흐르는 그림책이지요.

 혹시 요즘 아이에게 소홀한 느낌이 있었다면, 어제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다면, 위에 소개해드린 그림책을 읽어 주며 사랑 고백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거창한 이야기도 필요 없어요. 그냥 그림책을 다 읽어 주고 나서, “엄마 마음이랑 똑같네.”라고 한 마디만 덧붙이면 됩니다.


 사실 저도 오늘 아침에 사춘기라는 의심이 드는 큰 아이를 혼내고 나왔거든요. 학교로 출근하는 길에 화는 조금씩 누그러들고, 어제 다쳤던 큰 아이의 상처가 떠오르더라고요. 아직 집에 있을 남편에게 흉터 연고 좀 발라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그림책은 큰 아이도 꼭 함께 읽어주어야겠습니다. 오늘이 <네가 기린이 되든 곰이 되든 우린 널 사랑해>를 오랜만에 책장에서 꺼낼 타이밍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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