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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May 27. 2024

다독이 중요할까요?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문어 목욕탕, 코끼리 미용실_ 최민지 작가의 그림책을 읽으면 저 역시도 치유 받는 기분이 듭니다. 문어 목욕탕에는 엄마가 없어 목욕탕 가는 것을 꺼려하는 여자 아이가 등장하고, 코끼리 미용실에는 단발로 자르고 싶지만 엄마, 아빠 때문에 변화를 하지 못해 고민인 여자 아이가 등장해요. 그리고 문어와 코끼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보고 치유가 되는 과정이 즐겁고 재미있게 그려지지요. 너 자체로 충분하다, 혼자라도 괜찮다, 와 같은 메세지가 그림책을 통해 잔잔히 다가옵니다. 어린이들이 읽으며 공감할 수 있고, 자기를 긍정할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전 포털 사이트의 기사를 훑어보다가, 사교육 없이 자녀 세 명을 좋은 대학교에 보낸 어머니의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다독이 중요한 게 아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어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결국 읽어 보니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충분히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어요. 답이 없는 열린 대화를 통해서 아이가 책을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독은 좋은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다양하게 많이 읽는 것을 좋다고 여깁니다. 책은 작가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문학 작품이든, 인문학 서적이든, 과학 서적이든 마찬가지이죠. 작가가 책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일기장에 끄적이는 글이 아니라 자기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책을 허투로 쓰는 작가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초고를 쓰고, 퇴고를 하는 작가 혼자만의 노력이 끝나도, 출판사의 직원들과 여러 전문가들이 교정이나 검토를 하고나서야 출판이 됩니다. 작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 지식이 빼곡하게 들어찬 것이 책입니다. 그러니 책을 다양하게 읽으면 우리가 혼자 공부를 해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만나게 될 수 있지요. 문학, 경제 경영, 사회 정치, 역사, 예술, 인문,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읽는다면 학교에서 배운 지식 이상의 것들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잘 생각해보면, 책을 '깊이 있게' 읽고 '내 것'으로 만들었을 때에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다시 말해, 책의 내용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를 할 수 없다면 다독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는 것은 안 좋을까요? 저는 일단 독서의 시작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유아시기 그림책으로 '책'이라는 개념, '독서'라는 행위와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 책을 많이 읽다보면, 그 이야기 속 다뤄진 주제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다른 장르의 책을 접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그림책을 충분히 읽으면서 책에 대한 재미를 찾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죠. 그림책을 접한 시기에 책을 자주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림책에서 재미를 찾지 못했다면 아이는 다른 재미의 영역을 찾으러 떠납니다. 그렇게 요즘 아이들이 이른 시기부터 유튜브나 게임으로 재미를 찾게 되죠. 그렇게 되면 다시 책으로 관심을 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에 대한 관심이 없는 친구들에게 다독을 억지로 권해도, 수박 겉 핥기 식의 독서만 이뤄지게 됩니다. 결국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탈이 나게 되지요.


 그러니 다독보다 '편독'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분야를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계속 듣는 것처럼 책도 좋아하는 장르가 있어야 진정 즐기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한 장르에 빠져, '독서'라는 행위를 즐길 수 있을 때에야 서서히 다른 분야로의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다르게 태어나,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독서에도 어떤 보편적인 룰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 각각에 맞는 독서의 취향과 소화 방법이 다르니까요. 우리는 그것을 그저 존중해 주면 되는 것이죠.


 결국 다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의 재미에 빠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러면 책에 빠진 아이가 알아서 자신의 다음 관심사로의 책 여행을 떠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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