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자인> 2018년 7월호
전 세계 건축계가 주목하는 건축 축제 ‘베니스 비엔날레 제16회 국제건축전이 지난 5월 26일 개막했다. 아일랜드 건축가 이본 패럴Yvonne Farrell과 셸리 맥나마라Shelley McNamara가 총감독을 맡은 올해 건축전의 주제어는 ‘자유 공간Freespace’이다. 71명의 건축가가 참여한 주제관과 63개국의 국가관에서는 건축과 공간의 근간을 묻는 자유 공간을 제시했고, 이를 저마다의 건축 언어로 재해석해냈다. 전시는 오는 11월 25일까지 열린다. labiennale.org
공간에서 관람객은 거인이 되거나 소인이 되는 경험을 한다. 공간을 여러 크기로 나눠 성인, 어린이, 동물 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공간을 제시한 스위스관. 관람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간의 높이, 제품의 크기 등이 달라지는 체험을 했다. 옷에 사람을 맞춘다는 말처럼 공간에 사람을 맞춰온 것이 아닌지에 대한 시선의 확장을 직관적이면서도 흥미롭게 해석했다.
커미셔너 스위스 예술위원회 프로 헬베티아
참여 작가 알레산드로 보스하르트, 리 타포어, 매슈 반 데어 플로이그, 아니 피헤르파라
건축가 승효상, 리우유양 등의 건축가가 참여한 중국관은 중국의 시골을 무대로 삼았다. 도시 건축과 개발이 아니라, 중국 시골 지역의 발전과 부작용에 눈을 돌린 것이다. 중국관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미래의 시골은 중국 문화와 민족성의 근간이 되는 시골 지역의 현재와, 문제 그리고 해결책을 건축의 언어로 풀어냈다.
커미셔너 중국대외문화그룹
큐레이터 리시앙닝
참여 작가 동유간, 와리, 승효상, O-오피스 아키텍츠 외 22팀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처음 참가한 교황청은 노먼 포스터, 에두아르두 소투 드 모라Eduardo Souto de Moura, 션 갓셀Sean Godsell 등 세계적인 건축가 10명이 설계한 예배당을 선보였다. 특히 서양 건축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온 ‘종교’라는 큰 주제를 던진 교황청은 이번 건축전을 통해 새로운 종교 건축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 사람이 들어가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한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커미셔너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
큐레이터 프란체스코 달 코, 미콜 포르티
참여 작가 앤드루 버먼, 노먼 포스터, 션 갓셀, 카를라 주아카바 외 8팀
본전시의 특별전으로 선보인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V&A)의 전시는 런던 포플라 지역에 1972년에 건축한 두 동의 공동 주택 ‘로빈 후드 가든’ 철거를 모티프로 했다. 실제로 V&A는 이미 철거된 한 동의 건축물에서 3개의 층을 잘라내 수집했으며 이를 베니스로 가져왔다. 전시의 또 하나의 축은 집 내부를 촬영한 영상물로, 한국의 설치미술가 서도호가 참여했다. 서도호는 4세대의 내부 사진을 찍어 연결해 만들었다.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이 건축물은 곧 사라지지만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의 흔적을 보여주며 건축물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터너, 올리비아 호스폴 터너
프로젝트 매니저 알렉산드라 윌릿
전시 디자인 더 디자인 콜렉티브
설치물 muf 아키텍트/아트, ARUP
영상 작업 서도호
© 월간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