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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자 농부 Oct 21. 2021

아아와 켄타우로스 8화

아이들과 병진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불청객이 집으로 들이닥친다.

막내 샤이아의 친구 빌리가 곧장 미끄럼틀이 달린 통나무집으로 달려갔다. 쿵쿵쿵. 잠시 후 머리에 까치집을 달고 샤이아가 집에서 나왔다.


“빌리? 무슨 일이야?”


“어디 있어? 그거? 그 사진 정말 네가 찍은 거야?”


“샤이아 안녕! 아줌마도 왔어.”


한 손에 사냥용 장총을 든 빌리의 엄마가 외쳤다.


“비밀이라고 했잖아. 너한테만 보여준 건데!”


샤이아는 그제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빌리를 노려보았다.


“미안해. 자전거가 고장 났어. 그리고...... 괴물이면 우리끼리 상대할 순 없잖아.”


샤이아는 사색이 되어 병진이 쉬고 있던 거실 쪽으로 사라졌다가 큰 누나 집으로 달려갔다. 나무문을 세차게 두드리자 알렉스가 나왔다.


“무슨 일이야?”


알렉스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물었다.


“안녕, 알렉스.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하다. 샤이아가 찍은 사진 너도 봤니? 뉴스에 나온 그 말 탄 남자라고 해야 하나....... 그게 대체 뭐니?”


빌리 엄마는 질문을 쏟아냈다. 소년은 휴대폰을 켜 병진의 사진을 띄웠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병진이 뒤에서 작게 찍힌 사진이었지만 뉴스 속 정지화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고화질의 것이었다. 알렉스는 동생의 휴대폰을 낚아챈 후, 재빨리 마당과 통나무집들 사이를 눈으로 훑었다.


“그분이 아까 산책하고 싶대서 저쪽 해변을 알려줬으니까 일단 그쪽부터 확인하러 가 봐요. 케일라도 데리고 올게요.”


“아니 진짜로 켄타우로스야? 그럼 아줌마한테 연락했어야지. 너네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을 하시겠니!”


흥분한 빌리 엄마를 지나쳐 케일라를 깨우러 가는 척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소녀는 말에게만 들릴 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비엉진, 우리가 떠나면 집 뒤쪽의 작은 길을 따라 숲 안쪽으로 가세요. 오십 걸음쯤 갔을 때 큰 바위가 나올 거예요. 그 뒤에 숨어 있으세요.”


곧이어 알렉스의 지휘 하에 다섯 명의 수색조는 두 대의 차를 나눠 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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