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이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한 곳은 대구였고 한 곳은 담양이었다.
대구에는 처가 쪽 친척 중 한 명이 결혼을 해서 참석해야 했다. 어지간하면 근처에 사는 처남이 갔다 오고 우리는 축의금만 전달해도 될 것 같았지만 조카뻘 중에서 첫째라 가야 한다고 했다.
먼 거리라 일단 KTX를 알아봤다.
결혼식이 오전 10시 30분이라 남양주 집에서 6시에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야 했다. 7시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10시쯤 내려서 택시를 타고 결혼식장에 가면 시간에 맞게 도착할 수 있었다.
두 명이 왕복으로 이동하면 인당 10만 원, 2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이 교통비로만 들어갔다. 축의금만큼이나 큰돈이다.
그래서 피곤하더라도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아침 6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토요일이지만 이른 시간이라 막히진 않았다.
출발할 때 집에서 100% 완충을 했다. 주행가능 거리로 522km가 표시됐다.
대구까지는 약 300km 정도. 내려갈 때 두 번, 올라올 때 한번, 총 3번의 충전을 했다.
6kwh 2,076원, 27kwh 9,480원, 29kwh 10,412원.
대구에 있는 결혼식장에 갔다가 의성에 있는 처갓집을 들러 집에 돌아왔을 때 전체 주행 거리는 850km였다.
모델Y 제원 상 100% 충전량은 81kwh다.
이날 대략 사용한 전기의 양은 130kwh 정도였다.
그 중 외부에서 충전한 양은 62kwh, 집에서 충전한 양은 19kwh.
외부에서 충전한 비용은 약 22,000원, 집에서 충전한 비용은 2,500원이다. 더하면 약 25,000원이다. (외부는 kwh당 350원, 집에서는 kwh당 125원)
최대한 외부에서 충전을 덜하고 전기를 사용했다면 비용을 더 줄일수도 있었지만 불안하게 다녀오는 것보다는 마음 편한 게 나을 것 같아서 40% 정도가 되면 충전을 했다.
결과적으로 850km 주행에 25,000원이 들었다.
고속도로 톨비는 50% 할인받아서 왕복 만원 정도 들었다.
성인 두 명이 남양주에서 대구에 갔다 오는데 총 3만 5천 원이 든 셈이다.
만약 휘발유차로 갔다면 어땠을까? 연비를 12km/l로 잡고 리터당 1,500원이라고 했을 때 850km를 주행하면 약 70리터의 기름이 필요하고 돈으로는 11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고속도로 톨비 왕복 2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13만 원의 돈이 필요하다.
전기차로 아낀 돈이 약 10만 원이다.
여기에 쾌적하고 조용한 실내, 빵빵한 오디오, 자율주행의 편안함, 친척들의 부러운 시선까지 한 번에 받았으니 KTX에 비할바가 아니겠다.
두 번째 장거리는 담양이었는데 시골에 있는 산소에 다녀왔다.
비용은 앞의 대구행과 거의 비슷하게 들었는데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프렁크에 먹을 걸 싣고 이동한 것이다. 시골 산소에 갈 목적이어서 이것저것 냄새나는 음식이 있었지만 차 안으로는 전혀 냄새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때도 휴게소에서 짧게 충전을 하고 관광지 주변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을 했다. 대부분 환경부 충전카드를 이용해서 회원가로 1kwh당 350원 내외로 충전을 했다.
이처럼 장거리에 최적화된 차가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 두달도 되지 않은 신차인데 벌써 4,350km를 주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