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공간은 닫히고 나의 무드는 남았다.

by 무하mooha

작업실은 2년 8개월 동안 내 일상과 호흡을 맞췄다.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했다.
촬영을 하고, 위빙 클래스를 열며 나름 다양한 시간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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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간은 단순한 임대차 계약서 한 장이 아니라, ‘무하’라는 브랜드의 첫 무대였고
그곳에서 한 시도들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첫 번째 재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고 싶은 건 많아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시기가 찾아왔다.

그럴 땐 테이블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보내기도 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작업실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나를 보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집과 회사가 아닌 세 번째 장소로 향하던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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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겨울날, 천장에 얼룩을 발견했다.
며칠 후 그건 누수로 드러났고, 건물 주인의 미흡한 대처는
이 공간에 대한 애정을 서서히 식게 했다.


마침 그 시기, 나는 집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작업실까지 유지하기엔 현실적인 벽이 컸다.
결국 나는 첫 번째 무대의 막을 내리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로 했다.


작업실은 사라졌지만,

그 시간 속에서 만든 취향과 태도, 그리고 기록하려는 습관은 내 안에 남았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 내가 어떤 공간에 있든,

나라는 브랜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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