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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n 27. 2021

지금 내 인생은 몇 점짜리일까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지만

커피를 평가하고 점수 매기는 일을 한다. 커피에 어떤 향이 나는지, 단맛과 신맛은 어떤지 등을 평가하는 일이다. 커피를 평가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사항은 평가하는 동안 커피가 계속 식고 있다는 점이다. 온도에 따라 느껴지는 게 다르기 때문에 각 온도 구간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커피의 점수를 책정한다.


문득  인생의 점수는  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심사위원이 있다면, 그는  인생에  점을 매길까.  심사위원도 내가 계속 나이 들고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버전의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뒤에 나의 노력으로 좋아질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지금  인생을 평가한 결과물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온전한 평가는 내가 죽고 나서가능할 것이다.


커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커핑 폼(Cupping Form)이라는 것이 있다. 느낌이 아닌 분석적으로 커피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툴인데, 아래 그림과 같이 여러 개의 평가항목이 명기되어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느껴지는 것들을 세부적인 항목으로 나누어 평가할 수 있게 하여, 커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SCA의 커핑 폼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는 폼 같은 것도 있을까. 있다면 어떤 평가항목이 들어가 있을까.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 2021년 6월의 나는 몇 점짜리 인생을 살고 있는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아쉬운지 한번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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