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by 문인선
여름 아침 출근 길


이제는 출퇴근길에 만차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회사에 갑니다.

20여분 걷는 길에 만나는 장면들이 좀 많아졌습니다.


이를테면 로드킬을 당한 쥐를 자주 봅니다.

가끔은 고양이, 비둘기의 사체도 봅니다.

왜 전에는 안보였지? 하고 생각해보면,

전에 우리동네에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 아침마다 비질을 하고 계셨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폐지를 수거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출근길에 두세분을 더 보게 되었습니다.

새벽에도 더웠던 폭염 속에서도 깡마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리어카를 움직이고 계십니다.


혼잣말을 큰 소리로 하는 사람들도 더러 만나는데, 그럴때는 슬쩍 거리를 두고 걸어갑니다.

지난 30년간은 자주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마주하니 처음에는 무섭기도 하고 또 두려운 마음도 들었는데,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동물들은 차에 치여도 119에 신고할 수가 없고, 누가 치워줄때까지는 계속 자동차 바퀴에 치이고 있구나,

힘이 사라지는 노인들이 어제보다 더 무거운 리어카를 기대하며 더 일찍 더 많이 움직이고 있구나,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할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할수있을까, 나는.


요즘은 아침에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며 걷습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나는

그저 오늘만큼은 모두가 각자 원하는 장면들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2016년 8월 지난 여름 쓰고 그림

keyword
이전 04화감정에 무디어지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