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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Aug 09. 2020

마음 그릇

마음 그릇이 크면 배려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마음 그릇이 자신을 담지 못할 만큼 작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의 삶을 담을 만큼 적당할 수도 있다. 마음 그릇이 자기밖에 모르면 속 좁은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지만, 마음 그릇이 큰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마음 그릇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마음에 담아야 할 것들이 꼭 기쁘고 감사한 것들만 있지 않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어떤 때는 피할 수 없이 힘든 상황도 있고, 힘든 일을 마음 그릇에 담아야 할 때도 있다. 마음의 크기는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좁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자꾸 벽이 생기지만,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막힘이 없다. 시야를 넓히면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마음을 넓게 가지면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에서 공감에 대하여 장수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일주일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봉사활동이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A그룹 대학생들에게는 미리 이 활동이 봉사활동이라고 알려주었고, B그룹 대학생들에게는 교육 활동에 걸맞은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1시간 동안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게 했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기 전과 후에 신체적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들의 침을 채취하여 면역 글로불린 수치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봉사활동을 했던 학생들만이 글로불린 수치가 월등히 높아진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다른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봉사하는 영상을 보여주기만 했어도 글로불린 수치가 영상을 보기 전보다 높게 측정됐다. 봉사활동을 하거나, 남을 돕는 영상을 보기만 해도 면역력이 올라갔다. 공감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며, 면역력도 높아지고, 스트레스에 강한 몸을 만든다. 공감은 심장 건강에도 좋고, 혈관에도 좋으며, 상처 회복도 빠르다.


류시화의 ‘공감과 연민’이라는 글을 보면


배우 김혜자가 네팔에서 카트만두 외곽 유적지에 갔을 때 장신구를 파는 여자를 만났다. 걸음을 멈추고 장신구를 파는 여인 옆에 가서 앉았는데, 물건을 사려는 것이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장신구를 파는 여인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울고 있었다. 눈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려 싸구려 장신구 위로 번졌다. 놀라운 일은 그녀 역시 장신구를 파는 여인 옆에 앉아 말도 없이 한 손을 잡고 울고 있었다. 먼지와 인파 속에서 국적과 언어와 신분이 다른 두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우는 이유도 묻지 않고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공감의 눈물이었다. 네팔 여인의 울음은 상대를 보며 웃음 섞인 울음으로 바뀌었으며 이내 밝은 미소로 번졌다. 공감이 가진 치유의 힘이었다. 그녀는 값싼 팔찌 하나를 고른 후, 그 노점상 여인에게 300달러를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횡재하고 싶지 않겠어요?”     

그녀는 그 팔찌를 여행 내내 끼고 다녔다. 그 무렵 그녀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낼 때였다.


새로움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 공감에서 치유로 가는 길이다.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인 프란스 드발은 《공감의 시대》를 통해 경쟁이 미덕이라고 여기는 탐욕의 시대가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며, 왜 우리에게 공감이 필요한지를 말한다. 우리는 그동안 공감이 아닌 경쟁이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우리는 공감을 통해 함께 울고 웃으며 산다. 공감 능력 덕분에 지금까지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고, 역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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