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통곡의 벽 디쏘, 피벗

탱고는 신기루와 같아서 될 듯하면서 되지 않는다.

by Mooony

몇몇 사람에게서 조그마한 칭찬을 듣고, 탱고를 출 사람이 생기게 되면서 조그마한 자신감이 생겨나고, 머릿속에 지금까지 배웠던 피구라를 짜깁기 하는 방법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탱고가 재미있어지는 것 같고, 뭔가 곧 실력에서 도약이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도 생겼습니다.


모든 좋은 기분이 사그라드는 데는 딱 한 번의 지적이면 충분했습니다. "상하체가 분리되어서 돌지 못하고, 통으로 돌아요.", 뒤이은 연타 "디아고날을 하고 왼발이 피벗이 안되네요." 디쏘라고 줄여서 부르는 디쏘시에이션(=disociation, 분리=separation)은 탱고에서 굉장히 많이 쓰는 단어이고, 배울 때마다 달라지는 듯해서 매번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디아고날에서의 피벗, 메디오 히로의 디쏘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전혀 나아지지 않고 계속적으로 지적을 받게 됩니다. 세심하게 원인을 따져나가다 보면, 결국 피벗은 한발(축발)이라고 하는 곳에 온전이 체중이 실리는 걷기의 체중이동과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왼발의 스텝에서 꼬여있던 상체의 원상복구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하체가 돌아가는 것이 피벗이라고 생각되고, 메디오 히로를 진행할 때 왼쪽 발의 축 위에 체중이 실리면서 상체와 골반방향의 비틀림이 없이 골반이 상체를 따라가서 돌아가 버리는 것이 문제이고, 결국 나의 오른쪽 발은 꺾여서 제대로 체중이동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탱고를 추는 사람이라면 혹시 나의 피벗과 디쏘에 대한 상태설명이 이해가 될지 궁금합니다. 머릿속에서는 편안한 히로가 되기 위한 디쏘의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연습법을 배웠고, 연습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물어봅니다. '이제는 디쏘가 제대로 된 것 같지 않아요?' '아니요, 통으로 돌았어요. 아니요, 어깨를 튕겨서 돌았어요. 아니요, 골반을 튕겨서 돌면 안돼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걸을 때, 오른발이 꺾이지 않도록 발바닥이 너무 들리지 않고 바닥을 향하도록 주의해야 하고, 무릎이 충분히 펴져야 하고, 상체가 균형을 잡기 위해서 CBM(=카운트 바디 무브먼트)를 적절히 신경써야 합니다.


홀딩을 할 때는 어깨는 힘을 빼고, 날개뼈 아래쪽에 힘을 주고, 앞쪽의 갈비뼈는 닫히는 느낌이 들도록 하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상대편을 커다란 공을 안듯이 안은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제 좀 잘 걷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안기도 편안하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히로도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동작에 고쳐야 할 것이 한가득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는 디쏘와 피벗은 맞지가 않습니다. 히로를 할 때는 왼쪽의 어깨가 떨어지고, 축발의 반대쪽 발이 들려서 오른쪽 어깨는 올라가고, 회전은 원이 아닌 타원으로 돕니다. 워낙 많이 지적을 받다 보니 뭐가 잘못되었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내 몸이 원하는 데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앞에 상대편이 있으면 나 혼자서 할 때보다 더 어렵습니다. 결국, 탱고의 큰 벽, 디쏘와 피벗의 통곡의 벽에서 되돌이표처럼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탱고가 신기루 같아서,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를 않는다."는 말을 했는데, 가르치던 선생님들도 모두 그 말에 동의를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탱고 동작의 통제를 위해서 몸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의식하게 되는지, 이래서 탱고를 쉽지 않은 춤이라고 한다는 것을 깨치게 됩니다.


걷기, 안기, 돌기, 서기 뭔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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