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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Apr 16. 2023

새로운 만남, 새로운 세계와 조우

나의 변화는 새로운 만남으로 시작될 수 있을 듯

뇌과학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뇌가 얼마나 에너지 소비를 안 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나의 변화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이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사람이 변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일 것이다. 그래서, 자기를 돌아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여행, 책, 새로운 만남을 주기적으로 가지는 게 좋다는 얘기를 많은 강연과 책에서 말하는 것 같다.


작년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 책은 나에게 좋은 자극제이다. 영상물로 멍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읽고, 쓰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가 조금은 더 사려 깊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위안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가,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글쓰기 모임, 독서모임 등을 찾아다녔는데,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많았다. 나이의 제한, 거리의 제한도 있고 새로운 모임을 들어가는 것도 약간은 꺼려지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던 중, 어느 독서모임으로부터의 초대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어제(2023.4.15) 처음으로 모임을 가졌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인데 정말 2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 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고 내가 읽은 책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는 사람들로부터 자극이 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는 그 책의 저자가 전하는 것의 5%도 못 받아들였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고, 재미있었다. 다음의 모임에서도 이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때는 또 익숙해진 루틴으로 느끼면서 신선한 충격은 감해질까?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독서모임의 이후의 자리에서 사람과의 만남이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각자 살아온 삶에서 나오는 생각과 경험을 살짝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독서모임이라는 2시간의 대화를 통해서, 상대편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생겼기 때문인지, 각자의 생활에서의 경험을 숨김없이 편하게 얘기하는데 갑작스럽게 거리가 확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만난 모든 사람이 독특한 성격과 취미를 가지고 있었고, 라이브 재즈카페라는 새로운 문화로 같이 가게 되었다.


나의 일주일은 굉장히 단순하다. 회사, 집, 운동, 독서, 간혹 가다 글쓰기. 코로나 이후로 활동적인 취미를 하는 것도 싫어하고, 돈 쓰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모으는 게 좋다. 그러다가 라이브 재즈카페를 가게 되었다. 그것도 첫 번째 카페에서는 만석으로 앉을 수도 없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들으면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유럽의 어느 한 장소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거 꽤 비싸겠는데?"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골프 필드 한번 나가는데도 30~40만원은 들 텐데, 새로운 경험으로 어느 정도의 돈은 상관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대체했다. 나처럼 젊었을 때 돈을 안 쓰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돈에 인색한 자린고비가 된다고 하던데, 좀 걱정스럽다.


만석의 첫 번째 재즈카페에서 택시를 타고 두 번째 카페를 예약하고 갔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 본 적이 있던 한상원 밴드가 공연하는 카페였다. 유튜브를 통해서만 듣던 연주음악을 보컬이 가미된 직접공연으로 듣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나름 음악을 분리해서 들으려고 노력하면서, 각각의 악기의 역할과 드럼, 베이스, 키보드, 리드기타와 보컬과의 조화를 살피면서 정말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했다. 보면서, 나도 악기를 연주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같이 간 독서모임 친구들은 2명이었는데, 한 명은 직장인밴드를 했고, 다른 한 명은 다양한 춤도 추고, 이런 카페를 많이 경험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경험하는 나를 흐뭇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역시 어느 세계나 고인 물들이 있다.


독서모임에서 재즈카페까지의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생각거리와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번의 성공적인 모임참여는 또 다른 경험으로 이끌어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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