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포토 에세이

by 시를아는아이

몇 해 전 늦가을 대학로에 간 것은 물론
사진 속 마로니에 나무를 보러 간 것은 아니었다.

그즈음 새로 단장한 서울 성곽을 우연히 걷다가
낙산을 거쳐 대학로까지 간 것뿐이었다.

젊은 시절 그곳에서 쌓은 추억이 많은 것은 아니어서
대학로와 나는 여전히 데면데면했다.

그래도 생각해 보니 추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옛 동숭아트홀에서 상영하던 프랑스 영화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1962)를 보러 갔던 일,

일행과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를 했던 림스치킨,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신부의 후배와 함께 만났던 어느 삽겹살집….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추억들의 공통점은 시간적 배경이 가을이라는 점….

그래서 이즈음 ‘가을의 대학로’가
문득 그리워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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